무인화의 역습이다. 기계로 주문하고 결제하는 무인발급기 키오스크 매장이 늘어나고 있지만 장애인과 기계 작동에 익숙지 않은 노인에게는 그림의 떡이나 다를 바 없다.

자주 찾는 쌀국수 집이 있다. 이 매장은 무인발급기를 두고 주방에서 음식이 나오면 손님이 직접 챙겨 먹는 시스템을 갖췄다. 임금을 줘야 할 직원이 필요 없다는 장점이 있지만 반대로 기계 사용에 어려움을 느끼는 이들은 이 매장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패스트푸드 매장에도 무인발급기가 설치된 곳이 많다. 이들 매장에서 주문을 하려하면 "셀프 계산대를 이용해달라"는 직원 말에 키오스크로 가야 한다. 손주와 함께 패스트푸드 매장을 찾았던 한 노인은 계산하는 데 애를 먹었고, 뒤에서 기다리던 학생 도움으로 겨우 음식을 주문했다. 이 노인은 "돈이 있어도 계산하는 게 이렇게 복잡해서는 손주 햄버거도 못 사주겠다"며 난색을 표했다.

더구나 장애인에게 키오스크는 커다란 장벽이다. 시각장애인은 키오스크 터치스크린을 볼 수 없을뿐더러 음성 지원이 없어 사용할 수 없다. 휠체어 사용자는 키오스크가 너무 높아 사용하기 어렵다. 이처럼 키오스크 장애인 접근성은 매우 낮지만 정부 조사도 미비하다.

무인화의 바람 속에 소외되고 불편을 겪는 이들이 늘어나는 것이다. 사회적 약자인 저임금 노동자의 설자리도 줄어든다. 알바노조는 인건비를 줄여 이익이 발생하는 만큼 국가가 로봇세를 도입해 사회 구성원에게 재배분하는 방식을 제안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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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발급기 시장은 날로 확대할 것이고 불편함을 호소하는 이는 늘테다. 변화는 빠르다. 소외되는 사람들을 위한 해법이 절실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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