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는 동화 <파랑새>
내면 성찰 통해 어려움 극복하길 바라

며칠 전 돼지 석상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창원 불모산 성주사로 향했다. 고즈넉한 사찰 풍경이 나지막이 깔려있었다.

자연스럽게 경내에 있는 자연석 돌계단을 올라가 보았다. 한 단 한 단 오를 때마다 불지에 오르는 느낌이다. 모양이 다른 돌들이 계단석으로 화하여 조화를 이루는 것을 보고 내 마음과 대조해 본다.

설법전 앞에 다다르니 법문을 많이 들었던 돼지 석상 한 쌍이 있었다. 아담했다.

오랜 세월 동안 그 자리를 지키면서 묵언 수행을 하는 공부인의 모습 같다. 이 자리에 12지 중 마지막 동물인 돼지 석상을 세운 이유도 있으리라.

대웅전 앞의 해태상과 연지를 만든 것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 모두 물과 연관이 있다. 불기운과 우환을 막는다는 의미가 있다. 잡귀를 몰아내는 신장(神將)의 역할을 담당하는 뜻으로 해석이 된다. 또한, 물은 재물과 연관이 있다.

석상 앞에서 올해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자영업자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민들과 취준생들을 위해 기도를 했다. 나라 탓, 경제 탓, 정치인 탓을 하며 자신을 힘들게 하기보다 작으나마 희망을 가졌으면 하는 염원을 해 보았다.

희망이 끊어지면 육신은 살아 있으나 마음이 죽은 것이기 때문이다. 희망을 잃지 않고 마음만 한 번 돌리면 다시 추어 잡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희망이 있다면 아직 끝은 아니다. 마음에 봄을 맞을 준비만 되어 있으면 희망의 봄은 가까이 있게 된다. 희망을 잃지 않고 그 자리를 지켜 보고 그 자리를 관하고 그 자리에서 희망을 찾자는 것이다. 그 희망의 주체자는 자신이다. 그 희망은 아주 가까이 있다.

벨기에 작가 모리스 마테를링크가 100여 년 전에 쓴 동화인 <파랑새>가 이를 잘 반영하고 있다. '꿈에 나타난 요술 할머니가 자기의 병든 딸에게 행복을 주기 위해 파랑새를 찾아달라고 부탁했다. 그러자 치르치르와 미치르는 길을 떠난다. 그렇지만 어디에도 파랑새는 없었고 지쳐 집으로 돌아와 보니 그토록 찾아 헤매던 파랑새는 자기 집 새장에 있었다'는 이야기이다.

이러한 내용을 통해 내면 성찰을 하게 되면 관조의 세계를 알게 된다. 비추어 볼 수 있다는 뜻이다.

이것은 일념망시명요료(一念忘時明了了)다. 한 생각이 없어져 버리면 훤히 밝아진다는 뜻이다. 그토록 찾으려고 했던 희망을 찾게 된다는 의미가 있다. 그러면 "이 어려움쯤이야, 극복할 수 있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게 된다.

경내를 한 바퀴 돌고 다시 돼지 석상 가까이 오니 석상에 눈길을 주는 관람객들이 많았다. 말을 하지 않아도 무수한 기원을 하는 듯했다.

그 기원 속에는 처처무비극락당(處處無非極樂堂)의 뜻이 숨어 있다. 곳곳이 극락 아닌 곳이 없다는 내용이다.

육관응.jpg

올 한 해 서민들이 희망의 파랑새를 찾게 되기를 다시 한 번 염원해 본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