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구 가까운 가로수 등에 세워
통행 가로막아 시민들 불편
420대짜리 보관대는 텅 비어

양산시 물금읍 도시철도 양산선 증산역 일대가 무단 주차된 자전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증산역은 2008년 부산도시철도 2호선과 연결하는 양산선 개통에도 역을 운영하지 않다 2015년에야 증산리 일대 아파트 입주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면서 9월 개통했다. 이때부터 출·퇴근과 등·하교를 위해 자전거를 이용하는 시민이 급격하게 늘었다. 역에서 아파트 단지까지 거리가 있어 자전거를 이용해 도시철도로 갈아타는 비율이 점점 커진 것이다.

문제는 일부 시민이 입구에서 10m가량 떨어진 보관대를 비워두고 입구 가까운 곳에 자전거를 주차하는 일이 빈번해지면서부터다. 입구에서 떨어진 보관대를 이용하기보다 가까운 곳에 자전거를 주차하고 도시철도를 이용하려는 얌체족이 점차 늘면서 상황은 더 심각해졌다. 최근 이 일대 아파트 단지 입주가 마무리되면서 무단 주차된 자전거를 정리해야 한다는 민원도 덩달아 늘어났다.

▲ 역 입구와 가까운 곳에 자전거를 주차하려는 사람 때문에 증산역 일대가 무질서해지면서 '시민의식 실종'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현희 기자

10일 오후 증산역 일대는 무단 주차된 자전거로 넘쳐나고 있었다. 역 앞 광장에 있는 가로수와 벤치 등에는 어김없이 자전거가 2∼3대가량 함께 묶여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시에서 출입구 주변과 광장 곳곳에 자전거 주차금지 표지판을 설치해 놓았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심지어 장애인 경사로 앞까지 무단 주차된 자전거가 진출입을 방해하고 있었다. 반면, 입구와 멀리 떨어져 있을수록 보관대는 텅텅 비어 있는 곳이 눈에 띄었다.

역 앞 전체가 무단 주차된 자전거로 무질서해지면서 통행 불편을 호소하는 시민도 늘었다.

김모(52·물금읍) 씨는 "나이 많은 어르신이 자전거를 피해 이리저리 걸어다니는 모습을 볼 때면 눈살이 찌푸려진다"며 "자기가 편리하자고 다른 이들에게 불편을 주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시는 계도기간을 거친 후 다음 달부터 방치자전거를 정리하겠다는 방침이지만 무단 주차된 자전거를 마음대로 처분할 수 없어 고민이다. 자동차와 달리 자전거는 무단 주차를 규제할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증산역 개통 이후 해마다 시설을 확충해 현재 420대를 주차할 수 있는 보관대를 운영하고 있어 부족한 상황은 아니다"며 "이용자 편의를 위해 보관대 위치를 일부 조정하고 함께 이용하는 공공장소에 대한 예절을 지킬 수 있도록 지도 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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