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대병원서 발생…퇴원 조치
전공의 정신적 충격 호소·휴가

서울 강북삼성병원 임세원 교수가 환자에게 목숨을 잃은 사건에 이어 경상대병원에서도 환자가 의사를 흉기로 위협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돼 대책이 시급하다.

사건은 임 교수가 변을 당하기 3일전인 지난달 27일 진주 경상대병원 소화기내과 병실에서 발생했다.

간경화로 소화기내과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던 환자 ㄱ 씨가 입원실에서 전공의 ㄴ 씨에게 "간경화 등급 중 A등급을 받았는데 장애등급을 받을 수 있는 C등급으로 수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ㄴ 씨는 허위로 기재할 수 없다며 이를 거부했다. 장애진단서를 거짓으로 작성할 수 없다고 수차례 설득했지만, ㄱ 씨는 칼과 가위 등 흉기를 들고 '죽여버리겠다' 등 폭언과 함께 난동을 부렸다.

병원 보안 요원이 출동하고 나서야 난동은 끝났다. ㄱ 씨는 사건 이후 이틀간 더 입원해 있다가 퇴원했다. 병원은 하루가 지나고 나서야 경찰에 신고했고, 별도의 고발조치는 하지 않았다.

병원 관계자는 "의료진에게 물리적·정신적 피해를 가할 우려가 있을만한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를 대비해 마련된 '고객응대부서직원 업무 수행절차' 중 하나인 '봉화' 시스템을 즉시 개시했다"고 말했다. 봉화시스템이란 의료진에게 물리적 위협이 발생할 우려가 있거나 발생했을 때 병원 내 비상계획계를 포함한 직원들이 달려가 위협요인을 제거하는 시스템이다.

이어 이 관계자는 "봉화시스템 발동 후 환자가 진정됐고 흉기는 병원에서 압수해 보관함에 따라 안전하다고 판단해 별도의 경찰신고를 하지 않았다"며 "다만 폭언과 협박이 지속돼 의료진의 신변보호를 위해 경찰에 신고하고, 병원의 퇴원절차 규정에 근거해 이틀 후 환자를 퇴원시켰다"고 설명했다.

이 사건으로 충격을 받은 ㄴ씨는 출근을 하지 않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현재 정부와 국회에서 이에 따른 대책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경상대병원도 의료진이 안심하고 진료에 전념할 수 있는 근무환경을 조성하고자 매뉴얼을 전직원이 숙지하도록 철저한 교육을 할 예정이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미비점을 파악해 보완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