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협, 고교야구 30개서 완화…감독 "선수 발전 도움"

고교야구 투수 연투 조건이 기존 1일 30개에서 45개로 늘었다.

9일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감독자회의를 열고 투구 수 제한을 완화했다.

지난해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아마추어 선수를 보호하고자 초등·중등·고교부 투구 수 제한 규정을 만들었다. 규정에 따라 고교야구 투수는 연투가 가능하게 하려면 1일 30개 미만으로 던져야 했다. 1일 최다 투구 수는 종전 130개에서 105개로 줄었고 31~45구 1일, 46~60구 2일, 61~75구 3일, 76구 이상 던졌을 때에는 4일을 무조건 쉬어야 했다.

선수 보호 차원에서 만든 규정이라곤 하나 선수층이 얇은 팀을 중심으로 '경기 운영에 어려움이 크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국대회 결승·준결승 등 우승이 걸린 경기가 1·2라운드보다 못하다는 평가까지 나오면서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도 제도 개선을 강구했다.

이날 회의 결과에 따라 고교야구 투수 연투 조건은 1일 45개로 늘었다. 하루 경기에서 45개 미만으로 공을 던지면 다음 날에도 마운드에 오를 수 있는 셈이다. 자연히 의무 휴식일도 차등 완화했다. △46~60개 1일 △61~75개 2일 △76~90개 3일 △91~105개 4일이다. 1일 최다 투구 수는 105개로 변함이 없다. 여기에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3일 연속 투구는 불가하고 서스펜디드·더블 헤더 등으로 1일 2경기 이상 치를 경우 1일 최다 투구 수를 적용(합산)하고 합산한 투구 수에 따른 의무 휴식을 강제한다"고 덧붙였다.

투구 수 완화에 도내 고교 감독도 환영 목소리를 냈다.

김경환 김해고 감독은 "그동안 투구 수 제한이 너무 팍팍해 경기 운영은 물론 선수 기량 발전에 걸림돌이 많았다"며 "고교야구는 한국 프로야구 발전과도 연결된다. 개선안보다 10개 정도 더 늘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지만 제한이 완화한 만큼 선수들 기량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훈 마산용마고 감독 역시 "선수 보호라는 기치를 유지하면서 투구 수 제한을 완화했다는 점이 뜻깊다"며 "올 시즌을 치러보고 부족한 점이 있다면 다시 개선책을 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의에서는 주말리그-전국대회 일부 분리도 결정했다. 지난해 전·후반기 주말리그는 황금사자기·청룡기 예선을 병행해 '출전 쏠림 현상' 등의 문제가 지적됐다. 특히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3학년 선수 처지에서는 매 경기 전력을 쏟아야 하는 살얼음판이다 보니 현행 대학 입시 기준(일정수준 이닝·타석수)을 맞추기도 어렵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에 회의에서는 올해부터 후반기 주말리그는 '순수 주말리그'로 운영하기로 했다. 전반기 주말리그는 황금사자기·청룡기 예선을 병행해 권역 우승팀에는 두 개 대회 출전권을 모두 주고 2~8위 팀은 홀수 등수, 짝수 등수씩 묶어 1개 대회만 출전할 수 있도록 했다.

김성훈 감독은 "전·후반기 관계 없이 주말리그는 순수 주말리그로 운영하고 4~5개 전국대회 중 3개 대회는 자율 참가하게 해야 한다는 감독들 요구가 반 정도 관철된 셈"이라며 "아무쪼록 3학년 선수, 학부모, 감독 입시 부담을 조금 덜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이어 "현재 고교야구는 수도권·비수도권 팀 대학 합격률 차이가 정말 크다. 주말리그-전국대회 분리뿐 아니라 행정적인 보완 제도를 계속 찾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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