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곳 111명 미달-5곳 정원초과
평준화 무산 '불균형 심화 탓'지적
교육청 "학생 수용 문제없어"

고등학교 비평준화 지역인 양산에서 올해 신입생 모집 결과 학교별로 정원조차 채우지 못하거나 정원을 넘어 불합격 학생이 속출하는 등 불균형 현상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무산된 양산지역 고교평준화제 도입 필요성이 다시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9일 양산교육지원청에 따르면 고등학교 5곳에서 정원 111명을 채우지 못했고, 나머지 5곳은 정원을 초과해 74명의 학생이 불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원 미달 학교는 보광고(38명), 양산제일고(29명), 양산고(22명), 범어고(13명), 양산여고(9명)이고, 불합격 학생이 나온 학교는 양산남부고(45명), 물금고(17명), 서창고(8명), 웅상고(3명), 효암고(1명)다. 동부인 웅상지역은 서창고·웅상고·효암고 3개 학교 모두 불합격자가 나왔다.

해마다 중학교 졸업생 수보다 고교 입학 정원이 적지만 특목고와 특성화고 등 다른 지역으로 진학하거나 아예 진학을 포기하는 학생이 200∼300명 수준이어서 올해처럼 많은 미달 또는 불합격 사태가 벌어진 사례는 드물었다. 올해 역시 중학교 졸업생 수는 3004명으로 고교 정원 2793명보다 211명 많지만 다른 지역 진학 학생 규모는 예년 수준으로 파악돼 전체 정원이 모자라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이 같은 상황이 나타난 것은 암묵적으로 이뤄졌던 고교별 내신석차 백분율에 따른 입시 기준점수 공개와 중학교 진학교사 간 사전협의를 통한 학생 수 조정 관행에 교육청이 올해부터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내신 석차를 기준으로 희망학교를 지원하는 비평준화 제도에서 일어날 수 있는 문제를 보완하고자 일종의 편법을 활용해온 셈이다. 올해 유독 불균형 현상이 두드러진 배경은 예년과 같은 정보 없이 지난해 입시를 기준으로 진학지도가 이뤄지면서 불합격을 피하려고 안전·하향 지원이 많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해 양산지역 고교 평준화 도입이 무산되면서 오히려 비평준화 방식의 문제를 드러내는 결과로 이어진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교육청이 공식적으로 진학지도에 나서지 않았지만 기준 점수 공개, 사전 협의 등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비평준화 원칙을 지키자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교육청 관계자는 "평소보다 많은 불합격 학생이 발생했지만 학생 수용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평준화 무산에 따른 영향이라는 이야기는 정치적 해석일 뿐 입시와 구체적으로 어떤 연관이 있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교육청은 오는 18일부터 24일까지 양산고, 양산제일고, 범어고, 양산여고, 보광고 등 정원 미달 학교를 대상으로 추가학생 모집에 나설 예정이다. 추가모집에도 정원을 채우지 못한 학교는 5월까지 수시모집을 통해 불합격 학생을 수용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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