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서 입단식 "목표는 우승"…'영건'구창모·장현식에 매료
포지션 겹치는 외인 베탄코트…경쟁보다 시너지 효과 기대

올 시즌부터 NC다이노스 안방을 책임질 양의지가 가장 받고 싶은 공은 원종현 공이었다. 군대 동기라는 인연과 대장암을 이겨내고 돌아온 원종현 이야기에 감동하고 또 공감한 셈이었다.

NC 젊은 투수 구창모·장현식도 양의지 마음을 사로잡았다. 양의지는 이들에게 '좋은 구질을 갖췄고 경기 운영 능력이 많이 늘었다'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양의지는 투수보다 돋보이거나 혼자 잘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고 했다. 원종현·구창모·장현식을 비롯한 NC 모든 투수가 자기 공을 던지도록 잘 잡아주고 리드하는 게 자신의 가장 큰 임무라고 강조했다.

NC 유니폼을 입은 양의지가 새 팀에서의 포부를 밝혔다. NC는 8일 창원 사보이호텔에서 양의지 입단식을 열었다.

양의지는 올 시즌 목표를 '우승'으로 잡았다. 전 소속팀 두산에 있을 때부터 매 시즌 반복해온 다짐이었다.

양의지는 "두산에 있을 때도 그랬듯 올해 목표는 당연히 소속팀 NC 우승이다"며 "144경기 동안 동료, 감독님과 함께하며 모두가 웃을 수 있는 한 해를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양의지는 그 목표 속에 도전도 담았다. 양의지가 NC를 선택한 이유와도 맞닿은 이 도전은 야구 선수로서 발전의 밑바탕이었다.

양의지는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어서 NC를 선택하게 됐다"며 "두산에 잔류할 수도 있었지만 변화를 주지 않으면 스스로 발전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양의지는 창원NC파크를 향한 기대감도 숨기지 않았다. 그는 "광주나 대구에 좋은 구장이 많이 생겼다. 새 팀으로 옮기면서 좋은 구장으로 오게 돼 정말 영광"이라며 "이처럼 좋은 시설과 환경에서 야구를 할 수 있다는 게 감사하고 기쁘다"고 밝혔다.

이날 입단식에서 NC 황순현 대표는 환영사를 통해 양의지 영입 배경을 밝히기도 했다.

황 대표는 환영사를 통해 "지난해 NC가 굉장히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 그런 상황 속에서도 우리 구단을 응원해준 팬과 창원시민에게 보답하려면 리그 최고 포수인 양의지를 영입하는 게 맞다는 생각을 했다"며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는 격언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야구는 포수놀이라는 생각도 든다. 포수를 보면 그해 그 팀 성적을 알 수 있다. 새롭게 공룡가족이 된 양의지 선수를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말했다.

황 대표 환영사가 끝나고 나서 양의지는 김종문 단장에게 전해 받은 유니폼을 입으며 진정한 NC 선수가 됐음을 알렸다. 이동욱 감독과 손시헌은 꽃다발을 전달하고 이재학, 모창민은 기념사진을 함께 찍으며 양의지를 반겼다.

한편 허성무 창원시장도 양의지를 앞세운 NC 새 도약에 힘을 보탰다. 이날 오전 11시 입단식에 앞서 황 대표와 양의지를 만난 허 시장은 "창원NC파크에서 멋진 경기력을 선보여 야구팬과 시민에게 많은 즐거움을 선사하기를 바란다"며 "마산야구센터를 중심으로 야구장 특화거리, 야구문화센터 등을 조성해 창원시를 야구 메카로 육성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 NC다이노스가 8일 창원시 마산합포구 산호동 사보이호텔 4층에서 FA계약으로 영입한 포수 양의지 입단식을 열었다. 이날 입단식에서 양의지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다음은 양의지와의 일문일답.

-밖에서 본 NC를 평가한다면?

"NC라는 팀은 창단 때부터 어린 선수들이 거침없이 패기 있게 야구를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바람이 이뤄져 기쁘다."

-NC 입단 확정 이후 가장 먼저 연락한 선수는 누군가. 또 어떤 이야기를 했나?

"두산 김태형 감독님께 먼저 연락했다. 오재원·오재일에게도 연락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상황이 이렇게 됐다'고 말했다. 김 감독님은 '잘했다'고 말해주셨다. 침묵이 흐르는 속에 전화통화를 했다."

-그동안 두산이 NC에 유독 강했다. 두산을 만나면 어떻게 상대하겠나?

"기분은 이상하겠지만 야구는 어디서나 똑같다. NC에 빨리 녹아든다면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본다."

-아쉬워할 두산 팬에게 전할 말은?

"그동안 좋은 선수로 클 수 있게끔 응원해준 두산 팬에게 정말 감사하다. 프런트나 감독님, 사장님도 마찬가지다. NC에서도 좋은 선수, 사랑받는 선수가 되겠다."

-같은 포지션인 베탄코트 선수에게 조언을 한다면?

"조언보다는 우선 그 선수가 팀에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내가 배울 점이 더 많을 것 같다. 서로 잘하면 시너지 효과를 내지 않을까 싶다. 그 선수에게 배울 점이 있으면 빨리 배우고 빨리 적응할 수 있게 도울 생각이다."

-두산 투수 중 맞대결을 펼치면 가장 기분이 묘할 것 같은 선수는?

"유희관 선수일 것 같다. 지난해 많이 도와주지 못했는데, 그럼에도 '항상 고맙다'는 말을 해준 형이다. 타석에서 만나면 기분이 묘하지 않을까 싶다."

-25번을 그대로 쓰게 됐다. 번호에 대한 애착이 남다른 듯하다?

"사연이 많은 번호다. 데뷔 때 46번을 달았는데 김태형 감독이 '포수가 46번은 이상하다'며 25번을 주셨다. 번호를 바꾸고 나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 NC에서는 25번이 비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새롭게 시작하는 만큼 번호를 바꿀 생각도 했지만 나 때문에 다른 선수가 번호를 바꿀 수도 있기 때문에 그대로 뒀다. 의미가 있는 번호를 계속 달게 돼 기쁘다."

-가족과 팬에게 한마디 한다면?

"큰 결정을 하는 데 도움을 준 분들, NC 팬과 창원시민께 감사하다. 야구 선수로서 야구장에서 보여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부끄럽지 않은 선수가 되도록 다가올 캠프에서 잘 준비하겠다. 새 야구장에서 팬들과 즐겁게 야구 할 수 있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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