섣불리 덤비면 본전도 못찾아
유튜브 수익 내기 어려운 구조
유명 창작자 대부분 회사 소속

직장인 전승민(25) 씨는 닉네임 '독카페'로 올해 유튜브를 시작했다. 지난 6일 올린 첫 영상 조회 수는 이틀간 200회 남짓. 전 씨는 "조회 수가 생각만큼 높지 않다. 첫 술에 배부를 순 없지 않겠나"라면서 "수익 창출도 내다보고 있다.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며 경남 지역을 소개하는 영상을 꾸준히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초등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직업으로 꼽힐 정도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유튜브 크리에이터.

과연 보통사람이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되면 돈을 쉽게 벌 수 있을까?

업계 관계자들은 개인이 수익을 목적으로 섣불리 유튜브를 시작하면 낭패를 보기 쉽다고 지적한다.

유튜브 영상은 곧바로 수익이 나지 않는다. 창작자가 영상에 포함된 광고로 수익을 올리려면 채널 구독자를 1000명 이상 보유하고 지난 12개월간 채널에 올라온 영상 시청 시간이 4000시간 이상 돼야 한다. 이 요건을 갖추면 심의를 거쳐 '유튜브파트너프로그램'에 가입된다. 창작자는 그제야 영상에 광고를 넣을 권한이 생긴다. 문제는 이 요건을 충족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 또 요건을 충족해 광고가 붙더라도 생각만큼 수익이 크지 않다는 점도 유의해야 할 부분이다.

양산에 거주하는 한상일(26) 씨는 "대학교에서 영상을 전공했던 만큼 유튜브에서 개인 채널을 운영해보고 싶었지만, 요즘은 조명, 스튜디오, 장비 등 준비할 게 많은 것 같다. 지금은 직접 영상을 만들기보다 MCN회사에서 콘텐츠를 기획하는 쪽으로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수익을 올리는 유명 창작자는 대부분 MCN(Multi Channel Network)회사에 소속돼 있다. MCN은 말하자면 SM, JYP, YG 같은 기획사다. MCN회사는 매니지먼트 회사로 유튜브 창작자를 영입해서 콘텐츠 기획부터 영상 촬영, 홍보, 저작권 관리 등 전반 업무를 관리·지원하고 창작자와 수익을 나눈다. MCN 산업이 몇 년 사이 급성장하면서 영상 품질 등은 눈에 띄게 좋아졌지만 신규 창작자가 뛰어들 틈은 그만큼 좁아졌다.

도내 유튜브 영상 제작 업체 관계자는 "업체조차도 투자 대비 비용이 많이 들어 어렵다"면서 "개인이 처음부터 수익 창출을 목적으로 유튜브를 시작한다면 손실이 클 것"이라면서 "두 달, 석 달, 일 년을 운영해도 구독자가 안 모일 가능성이 크다. 유튜브가 좋아하는 콘텐츠를 만들지 않는 이상은 많은 사람에게 영상이 보일 확률이 적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산청군에 사는 닉네임 '메이키엠' 씨(구독자 5700여 명, 영상 통합 조회수 77만 9806회)는 2년간 유튜브 채널을 운영한 비결로 성취감을 꼽았다. 그는 "동영상 올리고 사람들 반응을 보는 게 즐겁다. 구독자들이 댓글로 잘봤다고 한마디 남겨줄 때 보람을 느낀다"면서 "꾸준히 영상을 올리다 보니 최근에는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주최한 공모전에서 수상해서 상금 100만 원을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종이로 음식 모형을 만들고 스톱모션으로 움직임을 표현한다. 스톱모션은 사진을 이어붙여 움직이는 효과를 내는 것이다. 그는 갓난아기가 잠들면 틈틈이 종이로 음식 모형을 만든다. 영상은 사진 1장당 0.1∼0.3초씩 약 1000장을 붙여서 만든다. 영상 1편당 제작 기간은 약 2주다. 그는 "영상에 광고가 붙지만 벌이는 딱히 없다"면서 "유튜브에서 외국 스톱모션 영상을 보다가 취미삼아 따라하게 된 게 지금까지 온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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