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16만~29만 원대로 가격차
최저입찰하고 여벌 비싸게 판매
업체 같은데 학교별 교복비 달라

중·고등학교 입학을 앞둔 학부모들은 학교마다 천차만별인 교복가격에 혼란스럽다. 상대적으로 비싸게 교복을 사 입혀야 하는 학부모들은 학교별 교복 가격 편차를 최소화하고 교복값 안정화를 위한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2015년 신입생부터 교육부 방침에 따라 공립학교는 의무적으로, 사립학교는 선택적으로 '학교 주관 교복 공동구매'를 하고 있다. 하지만 '학교 주관으로 질 좋은 교복을 저렴하게 구입한다'는 교복가격 안정화 취지가 무색하게 학교별로 교복값이 10만 원 이상 차이가 나거나, 어떤 학교는 3년 사이 교복 가격이 10만 원이나 올랐다.

▲ 창원 한 교복매장 거리. /박일호 기자 iris15@

학교 주관 교복 공동구매 제도는 학교 자체 품질 심사를 통과한 업체 가운데 입찰을 통해 가장 싼 가격을 제시한 업체가 선정되는 방식이다. 경남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에서 교복을 입는 240개 중학교 중 76.6%(184개)가 교복을 공동구매했다. 일부 사립학교와 전교생 교복 물려 입기 사업을 하는 학교는 빠졌다.

교복을 공동구매하는 대부분 중학교는 업체를 선정하고, 교복 치수 측정까지 마쳤다. 교복 공동구매 참여율이 지난해 70%(교복 착용 183곳 중 129곳)인 도내 고등학교는 업체 선정 절차를 밟고 있다.

교복 치수 측정을 마친 중학교는 학교 누리집에 가격을 공개했다. 도교육청은 권장 상한 가격을 30만 3348원(동복 21만 7183원·하복 8만 6165원)으로 제시했지만 실제 교복값은 천차만별이다. 창원·김해지역 중학교 교복값을 조사한 결과, 27만~29만 원대 학교가 많았다. 11만~13만 원이나 싼 16만 원대 학교도 있었다.

창원 ㄱ중학교 교복비는 29만 7000원(동복 21만 1000원·하복 8만 6000원)으로 동복 기준 재킷 6만 8000원, 바지 6만 7000원, 조끼 3만 4000원, 셔츠 4만 2000원이다. 하복은 상·하의 각각 4만 3000원이다. 같은 구성이지만 13만 3200원이 저렴한 김해 ㄹ중학교 교복값은 16만 3800원(동복 9만 1800원·하복 7만 2000원)이다.

동복 재킷과 조끼 가격 차이가 컸다. ㄹ중학교는 동복 기준 재킷 1300원, 바지 5만 원, 조끼 500원, 셔츠 4만 원이다. 하복은 상의 3만 7000원, 하의 3만 5000원이다. 대부분 셔츠와 바지(치마) 여벌을 사는데 가격을 높게 책정해 낮은 가격에 선정된 업체가 부족분을 충당하는 셈이다.

이 같은 비정상적인 가격 책정 때문에 창원 한 중학교 재킷과 조끼 가격은 '0원'이다. 이 학교 교복 공동구매 사업자로 선정된 업체는 "재킷과 조끼는 본사 지원을 받기 때문에 이 가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같은 업체지만 학교마다 교복 가격 차이도 컸다. 올해 동시에 여러 학교 교복 공동구매 사업자로 뽑힌 한 업체 납품가를 보면 한 곳에는 16만 8000원, 또 다른 학교에는 27만 5000원이다. 이 업체 대표는 "두 학교는 교복 구성도 제품 질도 같다. 공동구매는 입찰을 통해 최저가를 제시한 업체가 선정되는 방식이기 때문에 16만 8000원을 제시한 학교는 학생 수 등을 감안해 손해가 있지만 가격을 낮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교복값이 29만 5000원인 한 중학교는 3년 전에 17만 원대로 입찰해 선정됐다. 같은 학교인데도 교복 가격이 3년 사이 10만 원 이상 오른 것이다.

천차만별 가격에 기준도 없는 교복비 논란은 매년 되풀이되고 있지만 고쳐지지 않고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교복 4대 업체가 동복 재킷과 조끼 등을 지원해 중소 교복업체는 경쟁이 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교복 공동구매 입찰은 1단계 품질 검사 후 2단계 최저가 경쟁 방식이다. 교복협회 등은 최저가가 아닌 예정가격의 87.745% 입찰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다각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그래픽 서동진 기자 sdj1976@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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