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회의원을 증원하자는 의견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300명의 국회의원으로는 다양한 계층의 민의를 수용할 수 없단다. 일을 더 잘하기 위해서는 60명을 더 늘려야 한다는 내용이다.

국회의원은 입법부다. 국민을 대표하여 법률을 제정하고 국정을 심의한다. 이렇게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는 국회의원은 누구보다 고도의 윤리관이 요구된다. 그런데 1억 5000만 원이나 되는 연봉이 부족하다며 자신들의 세비 올릴 때는 여야가 장단이 척척 맞더니만 경제를 살리고, 서민을 위한 법안 처리에는 뒷전이다. 헌법이 정한 예산안 처리도 시한을 지키지 못했다. 470조 원에 육박하는 예산임에도 시간에 쫓겨 부실·밀실심사가 반복됐다고 하니 기가 찰 노릇이다. 그 와중에 실세 의원들은 자신의 지역구 예산을 곳곳에 반영하는 대범함을 보였다. 공항 갑질이며, 국회 경위 폭행 사건, 대리운전기사 폭행, 승조원 울린 의원 갑질, 자녀 부정취업 등의 제목으로 세간의 가십거리를 만들고 있을 뿐이다.

강효백 경희대학교 법학과 교수의 <강효백의 新경세유표-3>에 의하면 "스웨덴 국회의원은 일반 노동자들보다 훨씬 많은 주 80시간을 일하지만, 세비 같은 것은 없다"고 했다. 대신 소정의 월급(주급)을 받는다. 회기 중 결근할 경우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따라 이마저도 못 받고 의사 발언권까지 박탈당한다. 관용차도 운전사도 없어 대다수는 자전거나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한다. 출장 땐 가장 싼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비용을 환급받을 수 있다. 면책특권도 없다. 덴마크 국회의원 대부분은 자전거로 출퇴근한다. 하루 평균 12시간 일한다. 스위스 국회의원의 보수는 최저임금 수준이다. 스위스 최저임금 시급이 25프랑인데, 국회의원 월급이 4000프랑, 한화로 약 450만 원이라고 하니 우리나라 국회의원도 눈 있고 귀 있으면 본받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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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난 사람 중에는 그 누구도 국회의원의 증원을 원하지 않았다. 오히려 민생은 뒷전이고, 자기들의 밥그릇 챙기기에만 혈안이라며 불만을 쏟아냈다. 이에 선량들에게 여섯 가지를 알려드리고자 한다. 깊은 논의를 바란다. 첫째, 불체포 및 면책특권 폐지할 것. 둘째, 국회의원 100명 이내로 줄일 것. 셋째, 무임금·명예직으로 할 것. 넷째, 보좌관을 없앨 것. 다섯째, 공직 및 정부투자기관의 임직원 등을 겸하지 않을 것. 여섯 째, 헌법 준수의 의무, 청렴과 국익 우선의 의무, 지위 남용과 영리 행위 금지의 의무를 위반하였을 때에는 법이 정한 최고의 형을 받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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