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주 평균 50.5시간 노동
전체 노동자 비해 6.1시간 길어
전문가 "수익구조 개선 필요"

창원대학교 앞 퇴촌로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박정숙 씨는 해가 바뀌던 지난 1일, 새벽 4시까지 일했다.

박 씨는 장사를 한 지난 10년간 새해에 쉰 적이 없다고 했다. 그는 "특히 처음 가게를 시작하고 나서 2년간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365일 일했다"고 말했다.

새해 첫날 새벽 2시 35분께 대학생 6명이 박 씨 분식집으로 몰려왔다. 박 씨는 떡볶이 판에 불을 올리고 식은 떡볶이를 주걱으로 저었다. 그는 "이래서 일찍 못 들어간다. 혹시 (학생들이) 올까 싶어서"라며 "내가 지금 60대인데, 이렇게 적은 돈이라도 벌 수 있으니 기쁜 일"이라고 말했다.

박 씨는 이날 새벽 4시 가게 문을 닫고 눈을 붙였고, 오전에 병원에 다녀왔다. 그리고 오후 4시 다시 가게 문을 열었다.

국내 연간 평균 노동 시간은 지난 2017년 기준 '2024시간'으로 OECD국가 35개국 가운데 멕시코, 코스타리카에 이어 세 번째로 길다. OECD 국가 평균 노동시간은 1759시간이다.

특히 자영업자 노동 시간은 전체 노동자 평균을 훨씬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정보원이 최근 발간한 <고용동향 브리프> 2018년 12월호에 따르면, 지난 2017년 기준 자영업자(1만 7715명 대상)의 1주간 노동 시간은 50.5시간으로 전체 노동자(5만 205명 대상) 평균 44.4시간에 비해 6.1시간이나 길었다.

자영업자 57.1%는 주당 49시간 이상 일하는 것을 일컫는 '과잉 노동'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용노동자 과잉노동 비율은 21.3%, 임시노동자는 18.9%, 일용노동자는 19.3%였다.

안준기 한국고용정보원 부연구위원은 "임금 노동자 주 최대 노동 시간을 52시간으로 줄인 근로기준법이 올해 성공적으로 안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영업은 수익 구조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노동 시간을 감소시키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장시간 노동에 따른 산업재해 우려도 지적했다. 그는 이 보고서에서 "산업안전보건연구원 연구 결과에 따르면, 노동시간 1% 감소 때 산업재해율은 3.7%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면서 "장시간 노동은 건강권·휴식권을 훼손해 육체 피로로 산업 재해에 노출될 위험이 커진다"고 했다.

한편, 경남지역 자영업자 수는 지난해 11월 기준 44만 2000명으로 도내 전체 취업자 가운데 25%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가 전체 자영업자의 76%(33만 6000명)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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