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도비·시비 1억씩 투입
경작지·체험학습장 운영 계획
완공 직후부터 누수 발생·방치
시 "현장조사한 후 보수할 것"

경남도가 보조금을 지급한 사천시 '생태살이 샛고랑 복원사업'이 준공 후 기능을 상실해 예산낭비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 2015년 남양동 백천마을 샛고랑 복원사업이 '경상남도 녹색성장 브랜드 사업'에 선정됐다. 이에 사천시는 민간단체와 함께 콘크리트 농수로 240m를 자연생태 환경적으로 복원하고 친환경 웅덩이 7곳 약 450㎡를 조성했다.

도비 1억 원과 시비 1억 원이 투입된 이 사업에는 푸른사천21실천협의회가 참여했다.

시는 겨울에도 마르지 않는 샛고랑과 웅덩이를 만들어 미꾸라지 등 다양한 생물의 서식지로 조성하고, 친환경 경작지와 자연생태 체험이 가능한 학습장으로 활용할 계획을 세웠다.

▲ 사천시 샛고랑 복원사업 지역이 기능을 상실한 채 방치되고 있다. /이영호 기자

또 미나리와 봄나물·시금치 등 다양한 친환경 농작물을 재배해 판매하고, 주민 공동체가 운영하는 녹색생태 체험마을로 발전시켜 소규모 마을축제도 열 구상이었다.

하지만, 부실시공 탓에 완공 직후부터 웅덩이 대부분이 누수로 기능을 상실한 채 3년이 지난 현재까지 방치되고 있다.

준공 후 웅덩이에 풀어놨던 미꾸라지와 붕어 등 수생생물도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원인 분석에 나선 시는 이 마을 농경지는 상류저수지로 말미암아 평상시 지하수위가 낮고, 토양 배수가 빠른 모래와 자갈로 구성돼 있어 수생생물의 생태환경에 적합하지 않다고 결론 내렸다.

또 지속적인 강우와 미꾸라지 도피 탓에 석축 사이의 토양이 침식됨에 따라 누수가 가속화한 것으로 판단했다.

게다가 웅덩이 조성 공사에 필수적으로 적용해야 하는 차수공사가 설계예산서에 빠져 시공사에 누수 책임도 물을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봉균 사천시의원(무소속)은 "이 사업은 환경부 우수 사례로 선정돼 전국의 농민이 둘러보는 곳인데 부실시공과 시의 무대책으로 방치되면서 행정 불신만 키운 꼴"이라고 비판했다.

시 관계자는 "웅덩이 5곳이 아직 방치되고 있는데, 상실된 기능을 복구하도록 현장을 자세히 조사한 후 누수부분을 보수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앞으로 민간부문 보조사업은 반드시 사전에 사업 타당성 검토를 해 부실시공으로 행정 불신을 가져오는 사례가 없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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