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화 뒷받침할 정책 요구

"경남 도내 중소기업 스마트공장이 좀 더 효과를 보려면 기초도입 단계를 뛰어넘어야 한다."

한국은행 경남본부는 7일 <경남지역 중소기업 스마트공장 도입 전략>(최영록 울산과학기술원 교수·임종수 한국은행 조사역) 연구보고서를 내놓았다.

이에 따르면 지난 2014~2017년 도내 스마트공장 도입 기업은 516개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세 번째로 많았다. 도내 지역별로는 김해 169개, 창원 149개, 양산 84개로 세 지역이 도내 전체의 78%를 차지했다.

보고서는 스마트공장 구축에 따른 생산·효율성 향상을 업종별로 분석했다. 그 결과 '1차 금속' '금속가공' '기계·장비' '자동차' '전자부품 등 조립'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왔다. 경남은 관련 공장이 많아 다른 지역보다 큰 수혜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보고서는 "도내 많은 중소기업이 스마트공장을 도입하고 있지만 아직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지 못하는 실정이다. 스마트공장 도입 업체 가운데 86%가 기초 단계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스마트공장 도입 단계는 기초-중간1-중간2-고도화로 나뉜다. 보고서는 중간2 수준 이상에서부터 생산 효율성과 기업 성장을 크게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런데 현재 정부·지자체 관련 정책은 대부분 기초단계 지원에 편중돼 있다는 것이다.

스마트공장화는 제품 제조과정에 디지털화·연결화·자율화 기술을 최대한 활용해 고객요구 대응과 생산성을 크게 높이는 것을 말한다.

스마트공장 기초단계는 공장 내 생산 관련 기초적인 정보를 일정 수준까지 자동으로 집계하고 공유할 수 있는 정도다. 중간1단계는 생산 실적 뿐만 아니라 수많은 설비 정보를 자동으로 수집·활용한다. 중간2단계는 생산·설비 정보 자동 수집은 물론이고 실시간 제어까지 할 수 있다. 고도화단계는 설비 자재 시스템이 유무선으로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스스로 판단하고 제어하는 등 자율적으로 공장이 운영되는 수준이다.

보고서는 "국내 중소기업 역량을 고려할 때 기초단계에 집중하는 지금까지의 정책은 타당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제 기초단계를 완성한 기업이 다음 단계로 진입할 수 있는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스마트공장은 단계뿐만 아니라 기능적으로도 구분된다. 현장 자동화-공장 운영-기업자원 관리-제품 개발-공급사슬 관리, 5개 분야다. 즉 '스마트공장 시스템 구축'은 매우 복잡해 무 자르듯 구분하기는 어렵다.

보고서는 이와 같은 '스마트공장에 대한 이해 부족'도 언급했다. 보고서는 "스마트공장과 기존 공장의 차이는 흑백으로 명확히 구별되지 않는다. 두 특성이 혼재해 있는 매우 광범위한 회색지대가 존재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스마트공장은 전체 시스템으로 보면 완전히 새로운 것이다. 따라서 기업·공장 전체를 새롭게 세울 때 가장 효율적으로 구축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많은 작업·투자를 필요로 한다"며 "이러한 명확한 인식 아래에서만 효과적인 구축 방안을 도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 보고서는 "스마트공장 목표로 제품·서비스혁신을 많이 언급한다. 하지만 중소기업은 현재 그러한 목표까지 달성할 환경은 아니다"며 "현 단계에서는 생산혁신을 우선 목표로 삼는 것이 좋다"고 제안했다.

스마트공장 제안으로 △스마트공장 도입 계획을 중소기업별로 체계적으로 관리 △개별 아닌 공장·기업 전반적인 시스템 변화 및 구축 △공정·단계별 구축에 그치지 말고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 등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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