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영국 대영박물관에 간 적이 있다. 문화재를 살펴보는 관람객은 넘쳐났다. 특히 아이들이 매우 많았다. "따로 교과서가 없을 정도다. 박물관만 둘러봐도 역사가 읽힌다"고 한 가이드의 설명에 공감됐다.

최근 창원시는 공사과정에서 땅에 파묻혔던 소답동 석조보살상, 잃어버렸다가 되찾은 상천리 석조문화재, 훼손된 고인돌 등 문화재 관리 허점을 계속해서 드러내고 있다. 이에 대해 도내 한 학예사는 창원시 문화재 행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학예사 확충·재배치와 문화재에 대한 인식 개선을 서둘러야 한다는 것이다. "창원시는 학예사 1명이 너무 많은 일을 해야 하니 누가 그 자리에 가려고 하겠느냐. 모두 꺼린다. 바로 옆 김해시와 비교하면 엄청난 차이다. 김해시는 담당 계장이 학예사이니 인식부터 다르다. 개발·공사 때 지표조사 협의부터 해야 한다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

창원시와 김해시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김해시 관리 문화재는 모두 254건인데, 문화재과 학예사는 6명이다. 창원시 관리 문화재는 995건에 문화유산육성과 학예사는 3명이다. 특히 문화재담당 학예사는 1명인데, 최근 병가를 냈다.

'나 홀로' 뚝 떨어진 문화유산육성과 사무실 위치에서도 문화재 관리에 대한 인식이 엿보인다. 문화유산육성과는 창원시청에서 차로 최소 30분 이상 걸리는 시립마산박물관에 있다. 개발·민원 등 다른 부서와 수시로 협의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문화유산육성과 위치는 이해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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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는 당장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일지라도, 미래세대에게 역사를 일깨우는 교과서다. 창원시는 하루빨리 문화재 관리에 대한 인식을 고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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