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회다 회식이다 모임이 잦은 연말이다. 이런 모임에 피할 수 없는 것이 신비의 묘약, 술이다. 술은 긴장감·우울감·스트레스 등을 해소시키고, 행복감·자존감·창의력을 높여준다는 이유 때문에 뭇 사람들의 사랑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적당한 술은 약주가 될 수도 있지만 정도가 지나치면 독주가 되고 마는 것.



으레 2·3차로 이어지는 술자리로 고주망태가 되면 필름이 끊어짐과 동시에 인사불성이 되어 거리를 헤매곤 한다. 어떤 이는 전신주 주변이 자기 집인 양 전신주 발판에 옷을 걸고, 신발은 가지런히 정돈한 채 옆에서 고이 잠들었다는 낭설도 있다.



다음날 아침, 간 기능에만 이상을 느낄 뿐 다른 인체기능에는 전혀 무리가 없는 것처럼 생활한다. 그러나 조문흠 가정의학과의원 조문흠 원장은 “술은 간 기능 뿐만 아니라 인체의 모든 기관에 영향을 미쳐 자칫 기능장애를 일으키기도 한다”고 말한다.



▲혈중 알코올 농도에 따른 양상



혈중 알코올 농도 0.05%이면 추리력·판단력·사고력·자제력이 약화되고, 0.1%는 흥분·과잉행동·사지활동 및 발음 장애, 0.2%는 모든 운동영역 기능의 현저한 장애·몸의 균형 유지 장애, 0.4~0.5%는 마취·혼수상태·호흡장애, 0.6%는 호흡 및 심장기능의 심한 장애 또는 사망에 이른다.



술을 마신 뒤 대략 30~90분 뒤에 최고 혈중 농도에 도달하며, 이후 시간당 0.015%씩 감소한다. 술 깨는 속도는 사람과 알코올 수준 등에 따라 차이를 보이며 유전적 영향이 50%나 되고, 계속 마시면 내성이 생겨 더 많은 알코올 양을 요하게 된다.



▲알코올과 뇌



술을 마시면 기억이 나지 않는 사람들이 간혹 있다. 이는 서로 연관되어 있는 뇌의 기능을 신경억제제로 작용하는 알코올이 억제한다. 주로 영향을 받는 부위에 따라 필름이 끊기기(대뇌 옆부분 측두엽의 해마 손상)도 하고, 시끄럽게 떠들거나 공격적(이마엽 손상)이 되기도 하며, 혀가 꼬부라지고(브로카영역·소뇌 손상), 단어가 생각나지 않는(베로니카 영역 손상)다. 사람마다 뇌의 취약한 부분이 다르기 때문에 사람마다 주사도 다르다. 필름이 계속 끊기면 중독 가능성이 있어 치료를 받아야 한다.



▲알코올과 간



지속적인 과음은 간에 지방질이 축적돼 지방간이 되고 경우에 따라 알코올성 간염과 간경화가 된다. 간염이 심화되거나 간경화가 되면 금주를 하더라도 정상으로 회복될 수 없다.



▲알코올과 소화기관



식도염·위염이 생길 수 있고 위궤양·십이지장궤양을 악화시키고 설사·변비·췌장염 등을 초래할 수 있다. 과음 뒤 구토할 때 식도와 위 접합부의 점막이 찢어져 피를 토하기도 한다.



▲알코올과 성기능



가벼운 음주는 성적 욕구와 흥분을 증가시키지만 만성적인 과음은 발기부전·불임·고환 퇴화 등을 일으킬 수 있다. 동물실험 결과 고환 퇴화는 금주 시켜도 정상으로 회복되지 않았다고 한다.



▲알코올과 암



만성과음 자는 일반인들보다 암 발생률이 10배나 된다. 특히 혀·구강·인두·식도·위·간·췌장 등에 암이 잘 생긴다.



▲알코올과 임신



임신 중 술을 마시면 알코올이 태아에 영향을 미쳐 유산·사산·발육장애·선천성기형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임신에 영향을 줄 음주량은 기준이 없는 상태라 금주를 하는 것이 상책이다.



▲만성 알코올 중독



유전적인 경향이 있어 가족 중에 만성중독자가 있으면 중독될 가능성이 높으며, 감정 변화나 스트레스를 술로만 해결하려 하거나 의욕이나 힘을 얻는 데도 술에 의존할 때에는 중독 가능성이 높다. 술이 깬 뒤 일부 또는 전혀 기억을 하지 못하는 증상이 자주 나타나면 중독 초기일 가능성이 높다.



▲알코올 금단 증상



지속적인 폭음과 음주를 갑자기 줄이거나 끊으면 수 시간 후부터 금단증상을 보인다. 초기에는 손·혀·눈꺼풀 등이 떨리고, 구역·구토·땀·열·빠른맥박·혈압 상승·초조· 불안 등이 나타난다. 심하면 불면·악몽·착각·의식혼탁·환각·전신경련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보통 2~4일 사이가 가장 심하고 위험하다.



조 원장은 “술 약속이 집중되어 있는 연말에 자기 나름대로 건강관리 계획을 세워야 한다”면서 “과음을 한 뒤에는 3~4일정도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충고한다.



일반적으로 술 마실 때 유의해야 할 점은 다음과 같다.



△술 마실 때 음식물을 적절히 같이 먹는다. △과식·자극적 음식은 피한다. △서로 억지로 술을 권하지 않는다. △과음 후 3일 정도는 금주를 하고 1주일에 적어도 2일 정도는 금주한다. △추운 날씨에 만취상태로 집밖의 찬 곳에서 쓰러져 잠들지 않도록 한다. △만취 상태로 귀가하였을 경우 몸에 특히 머리에 문제될 만한 상처는 없는지 가족이 잘 살펴본다. △과음한 다음날은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하고 평소보다 가볍게 식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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