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성산''통영·고성' 2석 확정…정국 주도권 격전지로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가 석 달여 앞으로 다가와 여야 정치권이 선거전에 시동을 걸고 있다.

특히 현 시점 확정된 선거가 경남에서만 치러지는 형국이어서 여야 간 치열한 기세 싸움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재보선은 문재인 정부 출범 2주년을 앞둔 4월 3일 치러져 어느 정도 민심 소재를 파악할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여권은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와 더불어민주당의 당 지지율이 나란히 집권 이후 최저치를 맴도는 만큼 확실한 승리로 국정운영 모멘텀을 다시금 살리겠다는 각오다.

반면 야당은 문 대통령 임기 중반에 있는 선거로 2020년 총선의 가늠자 의미도 가진 만큼 '문재인 정부 심판론'을 내세워 필승하겠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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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권민호(더불어민주당) 강기윤(자유한국당) 여영국(정의당) 손석형(민중당) 예비후보가 4일 오전 창원시 성산구선거관리위원회에서 창원성산 국회의원 보궐선거 예비후보 등록을 한 뒤 접수증을 들어보이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무엇보다 제1야당 자유한국당은 새 지도부 출범 후 처음 맞는 선거이므로 규모는 작지만, 그 성적표에 노심초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5일 현재 4·3 국회의원 재보선 지역이 확정된 곳은 '경남 창원 성산'과 '경남 통영·고성' 등 두 곳이다. 이들 지역은 △보수진영의 단일대오 형성 여부 △보궐선거 성격상 낮은 투표율 예상 △진보진영 단일화 여부 △경기 호전 여부 등이 선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창원 성산은 지난해 7월 정의당 고 노회찬 의원의 별세로, 통영·고성은 작년 12월 한국당 이군현 의원의 의원직 상실에 따라 각각 공석이 됐다.

민주당은 작년 6월 동시에 치른 지방선거와 재보선에서 험지이던 영남에서 대약진한 만큼 이번에 다시 '민주당 대세론'을 입증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하지만, 창원 성산은 노회찬 전 의원의 영향력이 막강했던 곳이고 통영·고성은 대표적 약세 지역이어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게다가 영남 지역은 최근 문 대통령 지지율 하락 폭이 가장 컸다는 점에서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윤호중 사무총장은 "지금 중앙당 차원에서 선거 준비에 착수했다고 하기는 이른 감이 있다"면서 "해당 지역 시·도당과 긴밀히 협의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당의 다른 핵심 관계자는 "유독 국회의원 재보선은 여론조사와 상반된 결과가 많이 나오는 선거"라며 "후보자가 결정되는 대로 중앙당에서 최대한 지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국당은 확정된 지역구 2곳이 공히 전통적 '텃밭'인 부산·경남(PK)에 해당하므로 모두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창원 성산 지역을 놓고도 한국당 내부에서 '충분히 해볼 만하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당 관계자들은 귀띔한다. '지역구 사수'에 나선 정의당과 'PK 교두보 추가 확보'에 관심 있는 민주당이 이 지역에서 각각 후보를 내 범여권이 분열되기를 바라는 기류도 감지된다.

게다가 진보진영의 불투명한 단일화 전망도 한국당에는 '호재'가 되고 있다는 평가다. 현재 정의당은 성산구 주민 뜻이 반영되는 여론조사를, 민중당은 민주노총 조합원 총투표 방식을 제안한 상황이다.

한국당은 또, 다음 달 27일 전당대회에서 뽑히는 새 지도부가 재보선 공천 권한을 가지게 되는 점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당내에선 이 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와 한국당 경남지역 의원들은 이번 주 회동을 갖고 '공천 지연' 문제를 비롯해 재보선 대책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제2야당인 바른미래당은 최근 보수대통합 명분을 내건 인사들의 이탈이 지속하는 상황이어서 이번 재보선은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바른미래당은 가능한 한 이달 중 후보를 정해 선거전에 일찍 들어갈 태세다.

정의당은 창원 성산 사수에 진력하고 있다. 대표적 노동자 도시인 데다 무엇보다 정의당의 한 축으로서 진보정치에 큰 족적을 남긴 노 전 의원의 지역구였다는 점에서 기필코 수성하겠다는 것이다.

당 관계자는 "범진보 진영 후보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이곳만큼은 지켜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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