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출신 인디음악가 새 음반 잇따라

공연 비수기다. 날씨도 꽤 춥다. 이럴 땐 그저 따뜻한 방에서 손톱이 노래지도록 귤 까먹는 게 그만이겠다. 그럴 때 음악이 빠지면 섭섭하다.

지난해 세밑부터 새해 벽두까지, 경남지역 출신 인디 음악가 새 음반 소식이 줄을 잇는다. 취향에 맞게 이들 음악을 들으며 겨울을 나길 추천한다.

▲ 밴드 히어오

◇Here O = 밴드 Here O(히어 오)는 지난달 30일 EP(익스텐디드 플레이) 음반을 냈다. <Stirred>라는 이름의 음반은 지난해 3월 낸 EP 음반에 이은 두 번째 작품이다. 히어 오에서 기타·보컬을 맡은 김현우는 이번 음반을 이렇게 소개했다.

"이번 음반은 동요하는 마음에 관한 곡을 담았습니다. 아무 의미가 되지 못한 채 깊은 바닥으로 빠져들었던 때(곡 '침염'), 당신과의 기억에 잠기는 순간들(곡 '스쳐지나듯'), 저마다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곡 '각자의 세상'), 오지 않는 걸 알면서도 반복을 거듭하는 시간(곡 'Near light') 등 마음이 시간을 통과하며 남은 진동에 대한 것을 담고자 했습니다."

모두 다섯 곡을 수록한 이번 음반 대표곡은 '지와타네호'다. 멕시코 한 바닷가 지명인 지와타네호는 영화 <쇼생크 탈출>에서 자유와 희망을 상징하는 장소로 등장한다.

"영화에 녹아든 지와타네호의 상징성에 매료됐고, 그것을 빌려 희망을 노래하는 찬가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 까닭에 멜로디와 가사도 밝은 쪽으로 만들었습니다."

최근 베이시스트를 새로 들여 네 명이 된 히어 오는 올해 추가 음반을 내고 지금처럼 꾸준하게 공연을 치를 계획이다.

▲ 권나무 <새로운 날>

◇권나무 = 싱어송라이터 권나무는 지난 1일 새해둥이를 낳았다. 진짜 아이가 아니라, 음반이다. 새 음반 이름은 <새로운 날>이다. 지난 2014년 정규 1집 음반 <그림>을 냈던 권나무 세 번째 정규 음반이다. 모두 열두 곡을 담은 이번 음반 대표곡은 음반 이름과 같은 '새로운 날'이다.

"너에게 난 노래 같은 맘으로/하나둘씩 걸어가야 하지만/오늘까지는 내가 알지 못하는/계절이 지나는 것처럼 기다린 꿈을 꾸네"(곡 '새로운 날' 가사 일부)

음반 인상은 '권나무다운 권나무의 노래'다. 모자람 없이 온전한 가사는 누가 봐도 권나무 것이다. 동시에 포크 음악이라는 바탕 위로 전자 기타, 피아노, 타악기 등 새로움을 더했다. 이전과는 조금 다른 권나무를 이번 음반에서 만나보자.

▲ 이촌철과 인마들

◇이촌철과 인마들 = 이달 둘째 주에는 밴드 이촌철과 인마들 첫 EP 음반이 나올 예정이다.

포크, 블루스 음악을 다루는 이들은 보컬 이촌철(본명 이승철)을 중심으로 리드 기타, 드럼으로 구성됐다.

음반 이름은 . 모두 세 곡을 담았다. '로또밖에 답이 없네', '서른 즈음에 2(그래도 청춘이더라)', '이번 생은 글렀어요' 등이다. 제목부터 블랙코미디 영화를 보는 듯한 인상. 마침 음반 표지에 쓰인 풍경은 창원 한 유명 로또 판매점 주변이다. 여러모로 이들 음악이 궁금하다.

한편, 이촌철과 인마들은 지역에서 활동하는 인디 음악가 진하다·최준혁·트레바리와 함께 인디 레이블을 결성할 계획이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