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사 노력하고 후회않는 게 군자의 길
공부 통해 사리 깨닫고 겸손함 키워야

동쪽 바다를 뚫고 한 봉우리의 형형한 연꽃 태양이 마치 중생계의 세상을 비추는 은혜의 꽃으로 붉게 타올랐다. 이때 한 마리의 용이 바닷물을 박차고 뛰어올라 여의주를 머금은 채로 하늘로 승천하며 천하태평을 예고했다. 올해는 기해년(己亥年)이다. 이 '기'는 흙에 해당하고 색깔로 따지면 노란색 또는 황금색이라고 한다. 올 한 해의 소원도 국민은 한결같이 불확실성을 더해가고 있는 우리나라 경제가 고통에서 벗어나 서민경제의 윤택한 삶이 한결 나아지기를 기원하고 행복을 추구하는 데 기원을 모았다.

과거심불가득, 현재심불가득, 미래심불가득 이라는 말이 있다. 즉 과거의 마음도 현재의 마음도 미래의 마음도 알 수 없거늘 굳이 과거 현재 미래를 생각하며 집착에서 벗어나라는 것이다. 성긴 대밭에 바람이 불어오면 바람소리가 나지만 바람이 사라진 뒤에는 대나무밭에 소리가 머물진 않는다. 본디 사물의 근본이 사라지면 그 근원도 사라지는 법이다. 군자의 마음도 이와 같아 일이 있을 때는 모든 힘을 다해 노력하지만 일을 마친 뒤에는 지나간 일에 연연하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군자가 되는 바른길이다. 자신이 가진 본래의 자유자재한 모습이자 선악과 시비가 없는 곳으로 돌아와 자신의 덕을 쌓는 것이 바로 군자의 도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올해는 무릇 사람마다 각기 지닌 용기와 지혜, 기술을 겸비하여 살아갈 때 간혹 세상살이에 곤란이 있어, 괴로움에 부딪혀 생사고락을 헤매는 일이 있을 때는 스스로 깨쳐 고통에서 벗어나는 일상을 보냈으면 싶다. 만약 타인의 설명을 듣고 사리를 깨닫는 사람은 깨달은 후에도 여전히 의혹을 느낀다고 했다. 어떤 사리를 스스로 깨닫지 못하고 남을 통해 깨닫는 것은 도리어 의심스러운 점이 많이 생겨 자신에게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한다. 남의 설명을 들을 때는 곧 그 자리에서 사리를 쉽게 이해하게 되지만 그 사람이 없는 자리에는 도리어 사리에 대해 혼미(昏迷)해지기 쉽다.

그러므로 스스로 공부를 통해 사리를 깨닫는 것만이 바로 혼미를 없애는 방법이다. 아무리 남이 이야기한다고 해도 스스로 공부하지 않으면 쉽게 사리를 깨닫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또한 가정에서 가족과 지내는 것을 소홀히 하고 뜻과 재미를 단지 집이 아닌 밖에서만 찾는 사람이 많다. 이러한 사람은 평상심을 유지하기가 힘들어 밖에서만 의욕과 흥미를 찾기 때문에 만족감을 얻지 못하여 집안에 돌아와도 늘 불안하고 허전한 법이다. 스스로 부지런함을 통해서 얻는 만족감은 그 어떤 것보다도 중요하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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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학문은 부단하게 공부만 한다고 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사람은 배울수록 겸손한 마음을 스스로 가져야 하며 자비로운 마음이 클수록 학문의 깊이는 더욱 빛나는 법이다.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란 말이 있듯이 큰 학문을 이루려면 우선 가정의 불화를 없애 가정의 화목을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것도 사람이 가져야 할 사사로운 마음을 없애는 큰 경륜임을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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