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공동 시무식
사회공공성 강화 등 의제 설정

"더는 죽어가는 노동자가 없으면 좋겠습니다."

배달호 노동열사 무덤 앞에서 민주노총 한 조합원이 말했다. 민주노총 경남·부산·울산본부는 올해 시무식을 열고 '노동존중 사회' 실현을 다짐했다.

민주노총 경남·부산·울산본부 노동자 500여 명은 3일 오전 10시 양산 솥발산 열사묘역에서 2019년 공동 시무식을 했다.

참가자들은 태안화력발전소 고 김용균 노동자를 위한 묵념과 함께 △노동존중 사회 △비정규직 철폐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 △노동적폐 청산 △한반도 평화·통일 등을 결의했다.

▲ 3일 오전 민주노총 경남·부산·울산본부 2019년 공동시무식에서 노동자들이 배달호 열사 묘 앞에서 묵념을 하고 있다. /김희곤 기자

류조환 경남본부장은 "죽음의 외주화를 막고자 하는 노력이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으로 한걸음 나아갔다. 그러나 아직 우리 사회 비정규직·특수고용 노동자 등 과제는 남아 있다"며 "남북평화 협력으로 통일시대가 눈앞에 다가왔다. 이제 노동자와 민주노총이 맨 앞에 함께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올해 의제로 보육·교육·의료·요양 등 사회공공성 강화, 비정규직 처우 개선, 안전한 경남 등을 설정했다. 더불어 창원 성산 보궐선거에서 노동·진보 진영 승리를 위한 단결을 목표로 잡았다.

참가자들은 시무식에 이어 노동열사 묘를 돌며 참배를 했다. 솥발산에는 배달호·정경식·금보라·하영일·홍여표·이경숙·임성호·이영일·임종호 등 경남에서 노동운동을 하다 생을 마감한 이들이 잠들어 있다. 부산·울산지역 노동열사까지 포함해 모두 50명이 안치돼 있다.

참가자들은 배달호 열사 묘 앞에서 묵념을 했다. 두산중공업에서 일하던 배 씨는 2003년 1월 해고자 복직과 노조 탄압 중단 등을 촉구하며 분신해 숨졌다. 오는 9일은 배 씨의 16주기다. 한 노동자는 금보라 열사의 묘 앞에서 "보라야 우리 왔다"라고 말했다. 일반노동조합 간부였던 금 씨는 2013년 4월 31세 나이로 돌연사했다.

4·3 창원 성산 보궐선거에 나선 여영국 정의당 예비후보는 "1991년부터 솥발산에 왔다. 열사들은 탄압 속에서 생을 마감했다. 그럼에도, 아직 우리 현실은 그 시대를 완전히 넘지 못하고 있다"며 "노회찬의 정신을 계승해 진보정치를 이어가도록 헌신하겠다"고 말했다.

손석형 민중당 예비후보는 "더는 고용불안이 없으며, 노동자 손으로 창원산업단지를 살려야 한다. 노동자 직접 정치시대를 열어야 한다"며 "여기 묻힌 노동 열사의 정신을 계승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이날 시무식을 마치고 창원 정우상가 앞 일제 강제징용 노동자상 앞에서 다시 모여 노동존중 사회 실현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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