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 위기에 처했다. 우선 대학을 둘러싼 시대의 인식과 요구가 바뀐 데다 우리는 바뀌어 가는 환경을 따라가는 것도 벅찬데 '지방사립대'라는 특수한 조건을 극복하기까지 해야 한다. 제7대 총장 임용을 위한 공개발표회에서는 현실적인 고민이 오갔다. 프라임 사업을 수용했지만, 별반 나아진 게 없다는 점이 토로되었고 역량강화대학 선정으로 인해 수험생의 지원율은 점점 떨어지고 있으며 학교의 재정 상황은 나빠지고 있기에 이 어려움을 어떻게 타개할 수 있을지에 대한 후보자들의 고민과 약속이 주를 이루었다.

학생에게 프라임 사업은 '나의 학과가 없어질 수도 있다'는 공포였고 대학기본역량진단은 '우리 학교가 가까운 미래에 없어지거나 그에 상응하는 심각한 불이익을 얻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었다. 같은 감정인데 그 반응은 차이가 컸다. 프라임 사업에서는 부정적 의사를 표출했지만 대학기본역량진단에서는 무관심하거나 회피하려는 반응이었다.

학교에 대한 불신과 학교가 없어져도 다른 학교를 가면 그만이라는 생각으로 점철된 학생사회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누가 학생사회를 무기력하게 만들었는가? 단언컨대 결정할 권한을 가진 사람들에게 있다. 인제대학교의 회생과 죽음을 가르는 가장 핵심 요인은 학교의 주요한 구성원으로서 학생사회를 어떻게 불러들이느냐에 달렸다. 학생이 스스로 '나는 인제대의 구성원'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는 것이 학교의 회생을 만드는 첫 번째 조건이 될 것이다. 학생들은 다른 구성원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학교에 대한 애착이 없다. 자신들에게 불리하다면 다른 학교를 선택하면 그만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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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의사결정은 민주적인 절차를 거쳐야 하고, 과정은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한다. 또, 결과는 누구나 알 수 있도록 제공되어야 한다. 이의에 대해서는 토의해야 한다. 대학 구성원 한 사람으로서 인제대가 처한 어려운 현실에 동감해주고 응원을 보내주신 지역주민께 감사와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지역주민의 공감과 위로에 힘입어 김성수 총장 당선인의 목표처럼 사랑과 신뢰받는 대학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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