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은 하나투어 영남영업부 경남총괄팀장

'경기가 어렵다'는 말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특히 경남은 핵심 산업이던 조선업과 기계산업이 흔들리며 위기를 맞았다.

그럼에도 관광산업의 성장세는 주춤하지 않는다.

장태은(41) 하나투어 영남사업본부 경남총괄팀장은 내부 데이터를 보여주며 "여행 산업은 계속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영남권, 특히 경남의 여행 수요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장 팀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최근 경남 여행 시장의 상황과 트랜드 등을 알아봤다.

002.jpg
▲ 장태은 하나투어 영남영업부 경남총괄팀장. /이종현 기자
 

하나투어 영남사업부 경남총괄팀

Q. 식상하지만 인터뷰이를 확인하는 게 먼저일 거 같습니다. 성함과 직책 등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하나투어 영남사업본부 경남총괄팀을 맡고 있는 총괄팀장 장태은입니다. 2000년에 입사해 올해 18년째 하나투어에 재직 중입니다. 직책에서 알 수 있듯이 영남사업본부 산하의 경남 전역에 따른 영업부 총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Q. 영남사업본부, 경남청괄팀. 조금 생소할 수 있을 듯한데. 어떤 조직인가요?

"하나투어는 서울 본사를 기반으로 각 지역마다 사업본부를 두고 있습니다. 일종의 '지사' 개념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저는 경남총괄팀 소속이고, 경남총괄팀은 양산을 제외한 경남 전역입니다."

Q. 경남총괄팀에 양산만 빠진 이유가 있나요?

"별다른 이유가 있는 건 아닙니다. 이전에는 이렇게 조직이 세분화되지 않았었는데. 조직을 정비하다 보니 양산은 부산총괄팀이 담당하게 됐습니다."

Q. 본사 산하에 사업본부, 사업본부 산하에 지역총괄팀이라는 말인데. 영업이나 상품기획 등은 묶어서 관리하나요? 아니면 별도로?"

"별도로 관리합니다. 영남사업본부 안에는 영업을 담당하는 조직과 상품을 기획 및 관리하는 조직으로 나뉩니다. 저희 영업부서의 주요 업무는 지역에 있는 여행사의 관리입니다. 경남총괄팀은 현재 '하나투어 공식인증예약센터' 62곳과 일반 대리점 400여 곳에 하나투어 상품을 홍보하고 영업하는 거죠."

Q. 공식인증예약센터. 생소한 명칭입니다.

"공식인증예약센터는 하나투어브랜드 CI를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 대리점입니다. 영업활동, 마케팅 등에서 하나투어 브랜드를 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게 공식인증예약센터입니다. 타 대리점에 비해 하나투어와 더욱 긴밀하게 연결이 되어 있으며, 하나투어 상품만을 취급하고 전문적인 상담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일반 대리점의 경우 하나투어 상품도 취급하지만 타사 상품도 판매하는 곳입니다."

[하나투어]태국 푸껫 피피섬.jpg
▲ 태국 푸껫 피피섬. /하나투어

불경기에도 늘어나는 여행 수요

Q. 하나투어 조직 내부 이야기는 얼추 알아본 거 같습니다. 본격적인 여행과 관련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한국관광공사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의 해외 출국은 2010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상승 추세입니다. 실제 여행 산업 종사자가 보기엔 어떨지 궁금합니다.

"실제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는 데이터로 증명할 수 있습니다. 하나투어를 통한 해외여행 수요는 2013년 186만 명가량이었고, 2018년에는 379만 명이 됐습니다. 5년 사이에 2배 이상 증가한 셈입니다. 영남권도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추세입니다. 영남권에서도 경남의 해외여행객 증가 폭이 가장 큽니다."

Q. 경기가 어렵지만 여행 수요는 늘어나고 있다는 건가요?

"네. 2013년부터 올해까지, 하나투어를 통해 여행을 가는 인구는 계속해서 증가 추세입니다. 경남의 경우도 매해 증가하여, 2017년부터는 경남지역의 하나투어 연 패키지 여행객이 10만 명을 넘었습니다. 이는 저희 경남총괄팀 구성원들의 노력으로 인한 결과물이기도 합니다만. 그것 외에도 최근 주 5일제의 정착, 52시간 근무제, 소확행, 욜로 등으로, 삶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는 것의 영향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Q. 국외 여행에 비해 국내여행은 여행사를 통해 가는 경우가 적을 거 같습니다.

"국내여행은 여행사를 통하기보다는 개별적으로 준비하는 경우가 많아 여행사에서도 데이터를 뽑기가 어렵습니다. 다만 주 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되고 기업 내 연차 사용을 권장하는 등. 워라밸(Work-life balance·일과 삶의 균형)이 강조되다 보면 국내여행 수요도 증가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거기에 발맞춰 하나투어는 '제주여행만들기', '국내여행만들기' 등의 호텔·입장권·현지투어·기차 등을 자유로이 조합할 수 있는 자유여행 플랫폼을 구축해뒀습니다."

Q. 여행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여행사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글로벌 온라인 여행사(OTA·Online Travel Agency)로 인해 하나투어 등 여행사가 타격을 입었다는 기사도 봤는데요. 어떻게 진단하고 계신가요?

"영향이 없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규모 면에서나 기술 면에서나, 강력한 경쟁사의 등장이죠. 하지만 각각의 장단점이 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OTA는 자유여행 시장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가격경쟁력·기술적인 우위를 장점으로 삼고 있고요. 하지만 아무리 가격경쟁력과 기술적 우위를 장점을 가지고 있더라도 기본적으로 '여행'은 기술뿐만 아니라 사람의 감성이 들어 가야 하는 '하이터치산업(하이테크산업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인간의 감성과 기술의 조화를 이룸으로써 고부가 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에서는 하나투어가 OTA에 비해 확실한 우위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여행 고객들이 자유여행을 즐길 수는 없습니다. 패키지여행은 OTA보다 하나투어가 더 나은 경쟁력을 가졌다고 자부합니다. 특히 하나투어의 주 고객층인 50~70대는 자유여행보다는 패키지여행의 선호도가 높다는 건 큰 강점입니다."

Q. 필요 이상이라는 것은, 반전할 여지가 있다고 보시는 건가요?

"자유여행 시장과 패키지여행의 시장이 차이를 인식해야 한다고 봅니다. 자유여행의 강점은 여행을 스스로 기획할 수 있다는 겁니다. 여행지나 항공권 등. 패키지여행에 비해 더 저렴해질 수 있고, 또 본인에게 맞춘 여행을 즐길 수 있다는 게 매력이죠. 하지만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모든 사람이 여행을 기획하고 즐길 수는 없습니다. 단순 치안의 문제, 여행지의 주의점, 예견치 못한 돌발상황에 대한 대처 등은 패키지여행, 하나투어라는 브랜드의 강점입니다. 지난 10월(2018년 10월 26일) 태풍 '위투'가 사이판을 지나며 사이판에서 관광을 즐기던 국내여행객들이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결국 정부가 군용기를 파견하기까지 했는데. 하나투어는 당시 업계 최초로 사이판에서 어려움을 겪던 고객 100여 명에게 전박을 지원했습니다. 이런 부분은 자유여행에서는 누릴 수 없는 서비스죠. 자유여행과 패키지여행, 각각의 장단점이 있습니다. 뭐가 좋다곤 할 수 없어요.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가치를 우선시하는지 등은 모두 각자 다르기 때문이죠. 하나투어는 고객들이 바라는 것을 도울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 이것 하나는 자신할 수 있습니다."

[하나투어]유후인.jpg
▲ 일본 유후인. /하나투어

매번 바뀌는 해외여행 트렌드

Q. 대한민국은 2006년 출국카드작성 폐지로 국민의 출국 행선지를 파악할 수 있는 공식적인 데이터가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하나투어 같은 여행사의 데이터가 언론에서 확인할 수 있는 가장 객관적인 데이터가 될 텐데요.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여행지는 어떤 곳인가요?

"국내, 국외를 포함한다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역시 제주도입니다. 저 개인적으로도 정말 좋아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국외의 가장 많이 찾는 나라는 역시 일본입니다. 아무래도 이웃나라이다 보니 심리적 부담감도 덜하고, 가깝다 보니 비용도 적은 편이라 그런 거 같습니다. 일본 내 주요 관광지는 조금씩 바뀌는 추세입니다. 예전에는 도쿄를 가장 많이 찾았지만, 최근에는 오사카, 교토, 후쿠오카로 가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역시 가성비가 뛰어난 태국 방콕이나 베트남 다낭, 필리핀 세부 등의 동남아 여행도 인기입니다."

Q. 여행의 트렌드는 매해, 짧게는 하루 이틀 사이에 바뀔 수도 있다는데요. 최근 여행 트렌드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여행의 선택 기준은 '어디를 가는가'였습니다. 최대한 짧은 시간에 여러 유명 관광지를 찍고 돌아오는 다(多)관광 중심의 패키지가 주를 이뤘었죠. 하지만 최근에는 체험 중심의 여행이 대세가 됐습니다. 예를 들면 괌 일정 중 로컬 서핑 챔피언에게 서핑을 배운다든지. 요리가 취미인 고객은 일본 교토 일정 중 요리교실 쿠킹클래스를 체험한다든지. 큐레이터와 함께 떠나는 미술관 여행, 맛 칼럼니스트와 함께하는 맛 기행 등. 관심 분야의 전문가가 여행에 동행해 다채로운 설명을 더하는 트렌드가 유행하고 있습니다."

Q. 여행지 자체의 트렌드도 있을 거 같습니다. 예전에는 많이 가던 곳이 최근에는 별로 안 가게 됐다든지. 반대로 많이 안 가던 곳에 많이 간다든지.

"동남아 라오스의 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인기 비결은 여행을 주제로 한 예능 프로그램 때문이라고 봅니다. '꽃보다 청춘', '뭉쳐야 뜬다' 등에 소개되면서 대중화됐습니다. 베트남 다낭의 인기도 크게 늘었습니다. 다낭은 항공사, 여행사, 관광청 등이 협업해 개발해낸 관광지입니다. 치안도 좋고 교통도 편리하고 볼거리도 많고. 자유여행으로도 많이 찾는 곳이지만, 패키지여행 수요도 많습니다. 반면 중국, 터키 등은 여행 수요가 줄어들었습니다. 치안이나 자연재해, 정치적 이슈 등의 영향이 아닌가 싶습니다."

Q. '나 홀로 여행족'이 늘어나고 있다는데. 어느 정도인가요?

"하나투어 이용객 중 1인 여행 수요는 2013년에 비해 2017년 4배가량 증가했습니다. 항공권만 구매한 고객은 제외한 수치다 보니 실제로는 더 많이 늘었다고 보는 게 맞을 듯합니다."

임직원_희망봉사단(1).jpg
▲ 하나투어 임직원 희망봉사단. /하나투어

성장보다는 발전을, 내실 다지기에 집중

Q. 앞서 언급한 공식인증예약센터나 일반 대리점 등. 하나투어 자체적으로 무언가를 하기보다는, 다른 기관과의 협력이 중요할 듯합니다.

"하나투어를 여행사라고 하지만, 실질 고객들이 접하는 곳은 저희 본사가 아니라 하나투어 공식인증예약센터나 일반 대리점입니다. 하나투어는 직판을 하지 않아요. 자연히 우리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지역에 있는 각 공식인증예약센터, 대리점과의 관계가 중요합니다. 이분들이야말로 25년간 하나투어를 먹여 살려준 분들인걸요."

Q. 노골적인 질문입니다만. 하나투어로서는 여행 상품을 직판하는 게 수익적인 측면에선 낫지 않을까요?

"직판이 당장의 이익이 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여행 산업은 결국 신뢰의 업입니다. 이걸 훼손하면 소탐대실할 거라고 봅니다."

Q. 직판 형태는 아니지만 하나투어 본사에서 직접 기업에 영업을 하는 신사업을 기획하고 있다고 하셨는데. 이건 어떤 내용인가요?

"B to C to B(Business to Costomer to Business) 형태입니다. 저희가 기업에 직접 영업을 하고. 그 영업한 결과물을 대리점을 통해 예약하게 하는 방식이죠. 예를 들면 제가 경남도민일보에 여행 상품을 제안하고. 경남도민일보는 그 여행 상품을 대리점을 통해 예약하는 겁니다. 저희가 성장하기 위해서. 또 기존에 대리점 사장님들이 저희를 먹여 살려주신 걸 보답하는 차원에서 기획한 신사업입니다."

Q. 2018년이 마무리됐고 2019년이 됐습니다.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는데. 올해 목표 같은 게 있나요?

"지금까지는 숫자를 만드는 '성장'에 많이 치우쳤다고 생각합니다. 올해는 '발전'이라는 단어에 포커스를 두고 싶습니다. 뒤를 돌아보며 조직을, 고객을 탄탄히 하는."

Q. 상당히 짓궂은 질문이 될 수도 있을 듯한데요. 국내 여행사가 하나투어만 있는 건 아닙니다. 다른 여행사에 비해 하나투어가 나은, 고객들이 하나투어를 선택할만한 이유는 뭐가 있을까요?

"하나투어의 슬로건이 '고객의 행복과 안전을 지켜준다'입니다. 사실 고객의 행복과 안전을 안 지켜주고 싶은 여행사가 어디 있을까요. 하지만 하나투어가 자랑할 만한 것은, 고객들의 편의와 안전을 보다 확실하게 지켜줄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 있다는 겁니다. 하나투어 본사 직원만 2750명입니다. 영업직원도 있고 마케팅을 담당하는 직원도 있고, 사건사고를 수습하는 직원이나 법무팀까지. 정말 큰 조직입니다. 사건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것부터 얘기치 못한 사건이나 불행한 사고에 대처하는 시스템까지. 국내 다른 여행사에서는 따라올 수 없는 역량을 갖췄다고 생각합니다. 태풍 위투로 인해 사이판에 발 묶인 고객들을 위해 가장 먼저 지원책을 낸 게 저희인걸요. 평상시에는 보다 좋은 여행이 되시도록 꾸려둔 영업망이, 문제가 생겼을 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영업망이 됩니다. 하나투어는 단순히 규모만 키운 기업이 아닙니다. 규모가 커진 만큼 고객을 보다 확실히 케어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이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이런 노력이 있었기에 대한민국 100대 브랜드 중 17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하실 말씀 있으시면 부탁드립니다.

"여행 상품에는 특허가 없습니다. 당장 저희가 기발한 상품을 기획해 내놓는다면. 30분 뒤에는 다른 여행사도 그 상품을 카피해서 내놓을 수 있습니다. 결국 여행사의 일이란 고객 친화적일 수밖에 없어요. 여행 시장 고객들의 관심은 시시각각 바뀝니다. 고객들의 니즈에 귀 기울이겠습니다. 이게 최선의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인재양성프로그램_투어챌린저 (1).JPG
▲ 하나투어 인재양성프로그램 투어챌린저. /하나투어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