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서 부산KT에 90-97 패
외인 편중 공격루트 읽혀

창원LG가 이번 시즌 두 번째 3연패에 빠졌다. 이로써 단독 7위로 내려앉았고, '봄 농구(6강 플레이오프)' 기대마저 위태롭게 됐다.

31일 밤 11시 시작해 새해 첫날 새벽 1시까지 진행된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농구영신' 매치에서 LG는 부산KT를 만나 홈 5연승을 노렸지만 90-97로 패했다. 이로써 LG는 KT에 시즌 3연패에 빠졌고 2017년 10월 27일 이후 이어져 온 홈 4연승 행진도 멈췄다.

이날 LG는 고질병으로 지적되고 있는 외국인 선수 득점 의존도와 내국인 선수의 부진을 다시 보여주며 끌려다녔다.

기록상으로 보면 LG 주포 제임스 메이스가 21득점 15리바운드로 활약했고, 가드 조쉬 그레이도 14득점 5리바운드 2도움으로 팀 득점을 쌍끌이했다. 둘이 35점을 합작하며 팀 득점의 절반을 책임졌다.

이렇게 기록으로만 보면 두 선수가 맹활약한 것처럼 보이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전혀 그렇지 못했다.

▲ LG 센터 제임스 메이스(오른쪽)가 31일 열린 KT와의 홈 경기에서 상대 협력수비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KBL

3쿼터 시작하자 그레이는 골 밑으로 파고들어 레이업을 시도하는 듯한 행동으로 수비를 교란한 후 외곽에 있던 메이스에게로 공을 빼주면서 메이스의 득점을 도왔다. 6분 26초를 남기고는 골 밑에서 더블팀 수비를 피해 외곽으로 공을 빼줬고 그레이가 깨끗하게 마무리했다.

하지만 이게 다였다. 공을 잡은 메이스는 계속 골 밑 더블팀 수비를 깨려고 애를 썼지만 장신군단인 KT의 수비를 깨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공격리바운드 8개 중 득점으로 이어진 게 드물었다. KBL 장신 외국인 선수 중에서도 가장 큰 축에 속하는 메이스고 몸싸움에 강한 모습을 보이지만 다른 팀에서 메이스 대처법을 찾아내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레이도 마찬가지다. 현란한 드라이브인과 차원이 다른 골 밑 더블클러치를 보고 있자면 보는 즐거움은 있다. 하지만 그레이도 이미 읽혔다. 심지어 '그레이에게 득점을 어느 정도 허용하더라도 메이스만 막으면 팀 밸런스가 무너진다'는 걸 노리는 팀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 이날 서동철 KT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그레이에게는 득점을 허용해도 된다'는 지시를 했지만 이게 무너지면서 어려움을 겪었던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메이스와 그레이에게 득점이 집중되면서 국내 선수들은 슈팅 기회를 얻지 못하고 경기를 하면서 슛 감각을 끌어올리는 길도 막히면 외국인 선수에 득점이 집중되는 악순환이다.

이날 김종규가 14득점, 김시래가 10득점으로 두 자릿수 득점을 했지만 10분 이상 뛰었던 유병훈과 박인태가 무득점에 그치는 등 내국인 선수 득점이 빈약했다.

현주엽 감독은 "안쪽과 바깥쪽 조화가 잘 이뤄져야 하는데 너무 안쪽으로 몰려 있어 풀어나가기 쉽지 않다"며 "앞으로 많은 경기가 남았는데 새롭게 정비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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