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에게 복을 가져다준다는 황금돼지띠인 기해년의 새날이 밝았다. 새로이 시작하는 한 해는 지긋지긋한 과거의 역사를 더는 반복하지 않는 완전히 다른 시대가 열리는 '역사적 전환점'이 되기를 학수고대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리고 있다. 하지만 새해를 맞이하여 단순한 덕담이 아니라 시대적 경구를 우선 정리해 볼 필요는 있다.

먼저 2019년은 3·1 독립운동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친일파의 후손들이 여전히 부귀영화를 누리는 동안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은 여전히 경제적 궁핍과 사회적 무관심이라는 이중고를 겪어야 했던 지난 시절의 적폐와 관행을 이제는 바꾸어야 한다. 현재 우리 모습을 통렬하게 볼 수 있으려면 과거 역사에 대한 성찰과 반성이 전제되어야 하고 이걸 우리는 역사적 변형 혹은 거듭나기라고 이름 붙인다. 이런 과정을 거쳐야 역사적 발전이라는 거창한 말도 성립 가능해진다. 다음으로 1997년 경제위기 이후 깊숙이 들어앉아 있는 신자유주의적 경제 운용과 사고방식으로부터 이제는 결별해야 한다. 경쟁이라는 말은 승자가 모든 걸 가져도 그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최저임금으로 시급 820원을 올리면 온 나라 경제가 무너질 것처럼 호들갑을 떨고 있는 보수언론의 희한한 행태를 더 이상 방관할 수는 없다. 2017년 기준 15~29세 청년층의 고용률이 이전보다 개선되고 있다는 통계청의 발표는 찾기조차 어렵고 보수언론들은 그저 경제가 어렵다는 지청구만 쏟아내고 있다. 경제적 질곡이 정치적 난맥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것 같은 이들의 속마음을 타박하려면 현장의 목소리를 가장 먼저 담아내어야 한다.

한국경제가 처한 어려움을 가장 잘 대변하는 경남 경제는 어쩌면 우리의 미래를 투영하는 보기이다. 제조업 불황을 돌파하는 길은 제살깎기식의 임금과 단가인하가 아니라 상품의 고부가가치화일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 제조업은 정보통신기술(ICT) 산업과 융합해야 한다. 이런 시대적 요구를 거역하지 않으려면 지역 정치와 행정 역시 변화의 자세를 보여주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말해 시대적 변화라는 역사적 전환점은 일회적인 우연이 아니라 많은 이들의 필연적 노력과 실천의 결과물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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