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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독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2019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2019년은 경남도민일보가 '경남을 바꿀 개혁언론'이란 기치로 출범한 지 만 20년이 되는 해입니다. 간난신고 끝에 스무 해 성년이 되고 보니 감회가 남다릅니다.

난류도 있었지만 한류가 더 많았던 세월을 되뇌어 보니 더 강한 실력으로 무장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자각이 앞섭니다. 특히 수많은 난제가 기다리고 있는 새해를 생각하면 더 그렇습니다.

아시다시피 한국사회는 지금 매 시간 격동으로 출렁거리고 있습니다. 사회적 불평등이 갈수록 심해지는 가운데 이해를 달리하는 제(諸) 세력들, 정파적 이익에 몰두하는 정치집단이 사사건건 딴죽을 걸며 나라를 오도하고 있습니다.

범람하는 가짜 뉴스에서도 알 수 있듯이 '믿고 싶은 것만 보겠다'는 천박한 의식 또한 각 연령대를 노도처럼 덮치고 있습니다.

국정농단 사태 끝에 적폐 청산을 내걸고 촛불정부가 들어섰지만, 뉴스만 보면 우리가 당면한 사회적 혼란은 오히려 역대 최고가 아닌가 합니다.

무엇이 상황을 이렇게 만들었을까요? 다원화된 현대사회에서 갈등은 피할 수 없는 일입니다. 문제는 갈등 그 자체가 아니라 갈등을 표현하고 다루는 방식입니다. 박근혜 정부를 '군말 없이' 떠받치던 보수언론은 새 정부가 벌이는 일마다 마치 나라를 거덜 내는 양 게거품을 뭅니다.

실책을 지적하는 선을 넘어 왜곡과 악담으로 무장한 그들의 이야기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여야 할까요? 결론은 언론입니다. '갈등을 표현하고 다루는 방식'을 무기로 쥔 언론이 변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습니다.

경남도민일보는 창간 이후 개혁을 기치로 지역사회에 쌓인 적폐를 하나둘 정리하는 데 힘을 쏟아왔습니다. 비록 세련미는 부족했을지 몰라도 경남도민일보가 지닌 진정성만큼은 많은 박수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촛불정부 출범 이후 벌어지는 혼란상을 보면서, 경남이란 지역사회까지 보수언론에 포획된 듯한 느낌을 받으면서 그동안 경남도민일보가 기울인 노력이 모자랐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감출 수 없습니다.

그들이 왜곡과 악담으로 주의를 끈다면, 경남도민일보는 한국사회를 더 건강하게 만드는 의제 생산에 박차를 가했어야 옳았다고 봅니다. 그래서 도민들이 눈과 귀를 어지럽히는 쓰레기를 쓰레기로 인식하도록 대응했어야 했다고 봅니다.

2019년 새해는 20년이란 연륜에 걸맞게 자세를 다시 가다듬겠습니다. 더 깊이 있고, 더 치밀하게 사안을 분석하겠습니다.

우후죽순처럼 번지는 엉터리 뉴스에 맞서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바람직한 길이 무엇인지를 끊임없이 고민하겠습니다.

기레기란 말이 일상화되고, 대다수 언론이 자사 이익에만 몰두하는 상황 속에서도 경남도민일보는 지금까지 그랬듯이 '신뢰'라는 말을 안고 가겠습니다. 그리하여 2020년, 아니 그 이후로도 쭉 한국사회가 건강성을 지키는 데 경남도민일보가 큰 역할을 했다는 이야기를 듣도록 하겠습니다.

'역사는 비틀거리지만 앞으로 나간다'는 경구를 되새기면서 주주·독자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격려와 채찍질 부탁드립니다.

오는 5월 창간 20주년 기념식에서 뵙겠습니다. 다들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길 빕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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