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도지사가 취임 6개월을 맞으며 첫 성적표를 받았다. 한국갤럽의 지난 9~12월 16개 시도지사 직무수행평가도 조사에서, 김 지사에 대한 평가는 '잘하고 있다' 49%, '잘못하고 있다' 22%로 나타났다. 평가를 유보한 비율이 29%에 달하거나 직무 기간이 짧은 점을 고려하더라도, 김 지사가 내년 도정의 향배를 결정하는 데 참조가 될 만하다.

이번 조사에서 김 지사가 '잘하고 있다'는 평가 순위는 전체의 10위에 해당하며, '잘못하고 있다'는 점수가 적은 순서대로 매기면 8위에 해당한다. '잘하고 있다'는 평가가 가장 높은 이는 최문순 강원도지사(62%)이며, 가장 낮은 이는 이재명 경기도지사(42%)다. 드러난 수치만 보면 김 지사의 평가는 결코 높지 않지만, 김 지사가 취임하자마자 드루킹 사건으로 기소된 처지임을 참작하면 점수가 크게 깎이지 않았다고 볼 수도 있다. 김 지사가 특검으로부터 징역 5년을 구형받은 것은 이번 조사에 반영되지 않았다. 김 지사는 도정 입성 이후 각오를 표명한 경제·사회·도정 개혁, 조선업 살리기, 그리고 국책산업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등으로 일단은 여론의 지지를 받았다고 볼 수 있다. 김경수 도정을 내년에 그대로 추진해도 좋다는 청사진으로 받아들일 만하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는 홍준표 전 도지사 재임 시절 같은 조사에서 그가 받았던 혹독한 평가와 비교해 볼 수 있다. 2015년 이후 홍 전 지사가 '잘하고 있다'는 평가는 모두 30%대로서 전국 최하위권이었다. 홍 전 지사 재임 기간 경남도정은 무상급식 지원 중단, 홍 지사의 불법정치자금수수 의혹, 조선업의 추락에다 홍 지사 특유의 독불장군식 행정으로 바람 잘 날이 없었다. 이런 측면에서 도지사가 도민과 의회, 시군 단체장, 공무원을 무시하고 제왕 노릇을 했던 시대가 끝나고 이제야 도정이 정상화한 신호로 읽을 수 있다.

여론은 추상과도 같다. 김 지사는 전임 도지사 사례를 거울삼아 도민과 함께 개혁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경남 경제 살리기에 집중하는 등 2018년 도정의 설계도로 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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