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창원시 야구장 명칭 선정위원회는 마산에 짓고 있는 새 야구장 이름을 '창원NC파크'로 결정했다고 한다,

이렇게 결정한 배경은 NC의 야구장 명칭 사용권을 존중했다고 하지만 마산 쪽 여론은 매우 부정적이다. 야구장 명칭을 '창원NC파크'로 하면서 부수적으로 마산야구센터, 마산야구장이라는 별칭을 둔다는 것은 눈속임에 불과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특히 '마산야구장'이라는 이름을 고집하는 이유는, 1952년부터 직장별 연식야구대회를 마산에서 개최했고, 1957년에는 재일교포 모국방문 환영 야구대회를 주최했고, 1958년에는 영남 4개 도시대항전을 마산에서 개최하는 등 100년의 야구 역사가 있는데, 그 역사성을 무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마산 쪽 주민들이 '마산야구장'을 고집하는 또 다른 이유는 3개 시 통합의 후유증이 아직도 남아있기 때문이다.

과거 MBC청룡 홈구장은 잠실야구장, OB베어스 홈구장은 동대문야구장으로 불렀고, KBO소속 키움 히어로즈 홈 구장은 목동야구장으로, 롯데자이언츠 홈구장은 사직야구장으로, 해태 타이거즈와 KIA의 홈구장은 무등야구장으로 부르는 등 그 지역의 이름을 따서 야구장 명칭을 사용한 사례가 많아 '창원NC 마산야구장'으로 부르는 것이 더 자연스럽지 않겠는가?

물론 NC구단이 '창원NC파크'를 고집하는 이유는 대외적 이미지와 브랜드(brand)가치 때문으로 보이지만, 각종 언론 매체에서도 '창원NC 홈구장인 마산야구장에서'라고 보도할 것이고, 일반인들 또한 '마산야구장'이라고 부르지 '창원 NC파크'라고 부르진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마창진의 통합은 물리적인 것이지만, 주민들이 하나가 되는 화학적 통합은 시간이 지나야 해결될 수가 있다. 마창진이 갈등을 해소하고, 이를 슬기롭게 극복하는 길은 창원시정의 몫이다. 문제는 통합 이후 창원시가 보여준 정책들이 물리적 통합의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통합 이후 가시적인 행정의 변화는 마산과 진해 도로표지판 교체작업인데, 멀쩡한 표지판을 혼란을 감수하면서까지 '창원'으로 바꿀 필요가 있는가 하는 것이고, 수만 개의 상하수도 뚜껑까지 창원시로 바꾼다고 화학적 통합이 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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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지난 역사적 사실과 이름이 바뀌지 않기 때문에 창원시의 발상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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