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퇴직 후 민선 7기 김경수 도정 관여
내년 도정 혁신으로 정의로운 경남 기대

올 한 해는 특별하다. 적어도 나에게는. 올해 2월에 대학교수 생활을 마감하고 퇴임하였다. 이제 매월 직장을 유지하기 위해, 월급을 받고, 이를 통해 가정을 꾸려나가는 고통을 감내하지 않아도 되는 시기가 온 것이다.

퇴임할 때 동료 교수는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그리고 "나이가 드는 것이 아니라 익어가는 것"이라고 인생을 단락을 짓지 말고 계속 속세의 고통에 동참해 달라고 요청했다. 가족들은 "지금 여기가 맨 앞"이라며 "새로운 시작을 응원한다"고 기념패를 만들어 주었다.

나 스스로는 이렇게 생각했다. 난 직장의 족쇄를 벗어나 자유롭게 살 거라고. 퇴임하면서 자신을 되돌아보며, 40대에는 드러나려고 노력했고, 50대에는 생각에 체계를 잡으려 노력했고, 60대에는 부족한 것을 메우려고 노력하는 시기라고 인생의 시간을 정의하였다.

내 방의 서재는 직업을 위해 읽어야 하는 책들을 버렸다. 읽어야 했지만 읽지 못한 책들을 밤새 읽을 수 있는 자유가 생겼다. 나의 부족한 것을 메우는 작업이 시작되었다.

술집에서 동료 교수들은 "너 자신을 알라"는 물음을 수차례 던졌지만, 이에 대한 나의 대답은 현실이 급하니, 이를 생각하는 것 자체가 사치라고 응수하였다. 이제 나는 옳고 그름, 좋고 나쁨을 생각하고 있다. 이 사회에서 기회균등, 과정의 공정성, 정의로움이 이슈다. 옳고 그름은 이를 생각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 사회적 환경이 되어야 가늠할 수 있다. 난 그동안 잊고 지낸 셈이다.

퇴임하고 나서 사회활동이 늘어났다. 학교에서 인쇄해 준 명예교수 명함이 교수 재직할 때보다 더 빨리 사라졌다. 자유로워진 덕분이다. 나의 사회활동은 옳고 그름, 선과 악의 문제를 씨름하고, 나의 부족함을 채우는 과정이다.

김경수 도지사를 도와 선거 시에는 선거 정책을 총괄하였고, 선거 후에는 도지사직 인수위 공동위원장, 그리고 현재는 도정자문위 위원장으로 도정에 관여하고 있다.

'함께 만드는 완전히 새로운 경남', '소통과 참여, 공정과 포용, 실용과 혁신'은 그렇게 태어났다. 경남에 부족한 것을 서로 논의하며, 혁신하고 그러면 정의가 설 것으로 기대한 것이다.

혹자는 도정에 소통이 부족하다고 비판한다. 혁신의 피로증도 얘기한다. 도정이 실용적이지 못하고 관료적인 관행이 여전하다고 지적한다. 경남의 공론장에 소통, 혁신, 실용이 사회적 의제가 되고 있다.

지사도, 이를 수행하는 공무원도, 비판하는 정치인과 언론도, 소통, 혁신, 실용을 기준으로 사고와 행동의 기준을 삼고 있다. 물론 우리는 삶의 결이 달라질 수 있는 도정 혁신의 성과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되짚어 보면, 우리가 도정에 불만이 있었던 것은 우리를 배척하지 말고, 소리에 귀 기울이며, 도정을 겸손하면서도 유능하고 강력하게 집행해 달라는 것이었다. 정치하듯이 행정하듯이가 아니라, 도민과 함께 도민을 위하는 마음 하나로 올곧게 나가달라는 것이었다. 올해 한 해는 나는 민선 7기 김경수 도정의 방향을 잡는 일에 동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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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황금빛 돼지의 해에, 경남에 정의로운 세상이 펼쳐지기를 기원한다. 정월 초하루, 마산 돝섬의 등대마루에서 아침 해맞이하고, 선착장에 놓인 황금빛 돼지 앞에서 나와 가정, 이웃의 행복은 물론, 경남 도민들의 삶에도 주름이 펼쳐지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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