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과거 고스란히 뱉어 낸 시인들
3·15의거와 부마항쟁 등 표현

'짓밟히고 다져진 땅속에/숨 고르던 생명이 일제히/햇살을 향해 싹이 솟구치는 봄날//부정한 것을 부정하다고 외치며/마산의 봄은/독재를 뚫고 3·15에 솟았다.//총부리에 꺾인 3·15가 가라앉고만/마산 앞바다의 4월 11일/참을 수 없는 억울함으로 출렁이다/시퍼렇게 멍든 파도는/돌덩이를 매단 주검의 김주열을/건져 올렸다.//(후략)(노민영 작 '봄이 온다' 일부)'

객토문학 동인지 제14집이 <봄이 온다>라는 제목으로 나왔다.

객토문학 동인은 1990년 마산과 창원지역 노동자들이 중심이 돼 시를 쓰는 모임으로 출발했다. 그후 다양한 직업을 가진 모임으로 거듭났다. 2000년 첫 동인지를 출간하기까지 소책자로 <북>을 발행했으며, 그후 매년 동인지를 펴냈다.

이번 동인지에는 노민영·정은호·박덕선·최상해·배재운·표성배·이규석·허영옥·이상호 시인이 참여했다.

14집 서문에서 동인들은 "올해는 동인들이 매년 행했던 시화전 대신 우리 지역에서 있었던 불행하고 아픈 역사의 현장을 직접 탐방하고 공부해서 함께 이야기해 보는 사업을 통해 작은 실천을 해 보았다"고 밝혔다.

지역 역사를 스토리텔링한 1부에는 '김주열과 3·15, 그리고 4·19', 한국전쟁과 민간인 학살 문제를 다루는 '전쟁과 평화, 인간의 두 얼굴', 부마항쟁을 이야기하는 '항쟁, 아래로부터 피어난 핏빛 역사의 꽃'을 담았다.

갈무리 펴냄, 128쪽,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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