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학 등 다양한 분야 재능 돋보여
문신 탄생 100주년 예술적 사고 높이길

2019년은 이탈리아 빈치에서 태어난 레오나르도 다빈치 사후 500주년이 되는 해다.

그가 살았던 중세 15세기는 천주교의 시대로 성당의 성화를 많이 그렸는데, '최후의 만찬'도 그중의 하나다. 요즘에야 원근법적인 표현으로 읽히지만, 르네상스식 표현으로 하자면 예수님과 열두 제자가 금방 걸어 나올 것 같은 사실적인 표현의 엄청나게 큰 그림이었다.

다빈치 코드로 유명해진 '최후의 만찬'은 예수님이 돌아가시기 직전의 만찬을 약 1400년도 훨씬 지난 후에 상상해서 그린 과학적인 그림이다. 그리고 유부녀 엘리자베타를 그린 초상화! 때때로 세정도 하고, 광택용 니스를 바르기도 한 관계로 전체에 균열이 생겨 제작 당시의 시원스럽고 여유 있는 필치는 볼 수 없다고는 하지만 세계 최고의 명성을 가진 그림이 된 '모나리자'는 여전히 많은 관광객을 루브르미술관으로 불러 모은다.

이탈리아 빈치 사람 레오나르도는 어린 시절부터 자연을 관찰했는데, 물의 움직임과 식물의 성장주기, 갖가지 짐승의 움직임에 자극을 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이런 기록들을 '다빈치 노트'에 남겼는데, 이 노트는 37세부터 시작해 약 30년간 적은 것으로 1만 3000여 쪽에 달한다. 25세에 세계 최초로 구상한 자동 추진차(자동차), 공기역학적 근거를 가진 '레오나르드 헬리콥터', 낙하산, 각종 교각 설계, 잠수함, 장갑차, 요리법, 편지, 급여명세서, 농담에 이르기까지 깨알같이 노트에 적어놓았다.

매일 생각했던 것과 연구했던 것을 메모했던 '다빈치 노트'가 가장 많이 보관된 곳은 윈저성의 왕립도서관인데, 600쪽 정도가 보관되어 있으며 그 가치는 한화로 6조 원이 넘는다고 한다. 그는 자신만의 건강관리 규칙을 쪽지 종이에 적어놓기도 했다. "식탁을 떠나자마자 서 있고, 점심을 먹은 뒤에 바로 잠들지 마라. 술은 절제할 것이며, 화장실에 가는 일을 미루지 말라…."

1519년 4월 23일, 레오나르도는 자신의 유언장을 작성하고 그로부터 얼마 후인 5월 2일, 예순일곱의 나이로 세상을 떴다.

미술사에 길이 남을 걸작들과 다양한 분야에 걸쳐 엄청난 분량의 쪽지를 남겼으면서도 "나는 내게 주어진 시간을 허비했다"고 한탄하던 그는 어쩌면 '지나치게' 천재적인 인물의 전형이었을지도 모른다. 흔히 레오나르도 다 빈치 하면, 르네상스맨을 떠올린다.

요즘 들어 르네상스인이라는 용어는 아예 박학다식한 교양인 정도로 풀이되지만, 르네상스의 천재들이 의학, 미술, 문학, 과학, 철학, 종교, 기계 등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재능을 보인 것처럼 지금도 유효한 인재상이 르네상스맨이다.

최근 미국언론들이 방탄소년단을 르네상스맨에 비유하고 있는데, 르네상스가 재생과 부활, 부흥이란 뜻을 가지고 있듯이 이탈리아 사람들이 고대 로마의 활기를 되찾으려는 의욕에는 인간성의 부활이라는 큰 의미가 함께 들어있었다. 우리가 앞만 보고 달려왔던 지난 시간을 새롭게 부흥해야 하는 것도 인문학적이면서 예술적인 가치가 아닐까 싶다.

황무현-마산대 교수-웹사진.jpg
2019년은 우리 도시 조각비엔날레의 진원지인 조각가 문신 탄생 100주년이기도 하다. 모든 분야에서 성장동력이 떨어지고 있는 우리 도시에서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이 다빈치형 예술적·과학적 사고를 가진 창의 인재라면 조각가 문신 탄생 100주년을 맞아 선생의 꿈과 예술적·과학적 사고를 이어가는 해가 되길 기원한다. 갑옷을 입고 무기를 든 이순신 장군과 최윤덕 장군이 아이콘인 도시에서 창의 도시를 꿈꾸고 문화도시를 꿈꾸는 문신 탄생 100주년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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