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드레일 강도·완충효과 높여 사고 피해 줄인다
도로 안전시설 제작·생산
11월 기준 연매출 36억 원

도로 위 가드레일은 단단하면서도 유연해야 한다. 차량이 충돌하면 도로 이탈을 막는 동시에 충격을 흡수해서 사고 피해를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밀양 초동특별농공단지에 있는 금동강건(주)은 남다른 아이디어로 고강도·고탄성 '윙가드레일'을 만드는 기업이다.

금동강건이 만든 윙가드레일은 겉면만 봐서는 기존 가드레일과 똑같다. 비밀은 단면에 있다. 높이가 350mm인 가드레일 단면을 보면 대칭되는 양끝이 길 바깥쪽으로 25mm 접혀있다.

금동강건은 윙가드레일에 t급 무게를 가해 버티는 정도를 측정하는 휨시험을 한 결과, 기존 가드레일보다 휨강도가 최대 169% 증대됐다. 즉, 윙가드레일은 차량충돌 때 휘어지면서도 그 충격을 버티는 강도가 비교적 높아 사고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게 금동강건의 설명이다.

박중석 금동강건 연구소장은 윙가드레일의 이같은 특징에 대해 "철판에 각을 조금만 만들어주면 그 부분은 충격을 버티는 힘이 훨씬 커지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라며 "날개 부분이 손잡이 역할을 해서 시공자가 가드레일을 들기도 편하다"고 말했다.

▲ 최진(왼쪽) 경남지방조달청장이 금동강건이 개발한 윙가드레일을 보면서 박중석 금동강건 연구소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 이곳에서 생산한 윙가드레일은 양끝이 길 바깥쪽으로 25㎜ 접혀(흰색 점선으로 표시된 곳) 차량충돌 때 충격을 버티는 강도가 높다. /김연수 기자

2000년 설립된 금동강건은 가드레일과 난간, 차광막 등 도로 안전 시설물을 제작·생산한다. 2018년 11월 기준 연매출액은 36억 원이다.

금동강건은 2006년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이노비즈·INNO-BIZ)으로 인증받았다. 2007년에는 3열식(3WAY) 중앙분리대 윙가드레일이 충돌시험(SB4등급)에서 안정성이 검증됐다. 이후 금동강건은 2012년 3월 조달청으로부터 윙가드레일을 우수 조달 물품으로 인증받았다. 또한, 조달청은 2016년 국외 조달 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G-PASS 기업으로 금동강건을 선정했다.

최진 경남지방조달청장은 18일 금동강건을 방문해서 박중석 금동강건 연구소장과 함께 제품 생산 현장을 둘러보고 올 한 해 기업을 운영하며 어려웠던 점을 들었다.

최진 청장과 간담회에서 박 연구소장은 중소기업이 신제품을 연구·개발하기 어려운 환경에 놓여있다고 호소했다.

그는 안전성을 극대화한 가드레일 버팀목(지주)인 '홈파이프'를 대량 생산하는 체계를 갖추는 데 10년이 걸렸다고 했다. 홈파이프는 기존 원형 파이프에 사각 모양으로 오목한 홈을 내서 각을 형성한 금속 구조재다. 그는 "신제품을 개발해도 정작 이 제품이 상용화되기까지 버티기 힘들다. 도로 시설물은 특히 정형화된 기존 제품을 쓰려는 경향이 강하다. 도로 시설물은 차량 충돌 시험 한번 한번 하는 데만 8000만 원 이상 소요된다. 투자 대비 손실이 심하다"고 말했다.

이에 최진 청장은 "조달청이 민간 계약까지 관여할 수는 없지만, 중소기업에서 우수한 기술력을 가진 제품이 조달 부문에서 판로를 열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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