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블록버스터 <신과 함께> 1000만 관객 넘어 가능성 확인
역사·인권 소재 작품 잇따라...예술가 조명한 다큐 여럿 개봉
이창동 <버닝>·홍상수 <밤의…>국외 각종 영화제에서 찬사

영화만큼 개인 취향이 적극적으로 반영되는 장르가 있을까. 올해 국내 관객이 만났던 영화는 국내 개봉작 900여 편, 외화 1900여 편이다. 당신은 올해 어떤 영화를 선택했을까.

2018년 영화계를 몇 가지 키워드로 정리해봤다. 더불어 기대되는 2019년 기대작을 짧게 소개한다.

◇흥행을 따져보니 = '흥행'이라는 수식어가 붙으려면 1000만 관객은 동원되어야 한다.

지난 4월 국내에 개봉한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Avengers: Infinity War)>(연출 안소니 루소·조 루소, 미국)가 올해 첫 1000만 영화였다. 국내 관객은 수많은 영웅이 등장하는 블록버스터를 유독 사랑했다.

▲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어벤져스>

이어 <신과 함께-인과 연>(연출 김용화)이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웹툰 작가 주호민의 <신과 함께>가 원작으로 앞서 개봉한 <신과 함께-죄와 벌>(연출 김용화)도 관객 1400만 명을 영화관으로 불러들였다.

이에 대해 영화계는 한국형 시리즈 블록버스터가 성공할 수 있음을 잘 보여줬다고 자평했다.

또 입소문의 힘은 대단했다. 특히 지난 10월 31일 개봉한 <보헤미안 랩소디(Bohemian Rhapsody)>는 누적 관객 수 870만 명을 동원하며 장기간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퀸망진창'(퀸과 엉망진창의 합성어), '퀸치광이', '퀸뽕 맞았다' 등의 신조어까지 만들어내며 올해 하반기 빼놓지 말아야 할 경향을 만들어냈다.

또 애니메이션 <코코(Coco)>(연출 리 언크리치, 미국), <완벽한 타인>(연출 이재규), <서치(Searching)>(연출 아니쉬 차간티, 미국) 등도 뒷심을 발휘했다.

▲ 애니메이션 <코코>

◇역사, 인권…묵직한 메시지 = 영화 전문 잡지 <씨네 21>은 지난해 12월 개봉한 <1987>(연출 장준환)을 올해 영화 3위로 꼽았다. 광주 민주화 운동을 소재로 다룬 영화는 남다른 감동을 안겨줬다. 많은 관객이 응답했고 '제39회 청룡영화상' 최우수 작품상, '제38회 황금촬영상' 감독상 등을 받으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또 영화 <허스토리>(감독 민규동)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내건 소송에서 처음으로 일부 승소 판결을 이끌어냈던 실제 재판을 다뤘다. 무엇보다 '히스토리'가 아니라 '허(Her·그녀)스토리'에 집중한 영화라 호평을 받았다.

▲ 여성 권리 다룬 <피의 연대기>

올해 미투(#MeToo) 운동으로 페미니즘과 여성의 권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피의 연대기>(연출 김보람>, (연출 선호빈>, <미쓰백>(연출 이지원) 등 많은 관객이 다양성에 호응했다.

◇다큐멘터리가 선사한 아름다움 = 올해는 예술가를 다큐멘터리로 만나 볼 기회가 많았다.

일본 영화음악감독으로 잘 알려진 류이치 사카모토를 담은 <류이치 사카모토: 코다>(연출 스티븐 쉬블)와 <류이치 사카모토:에이싱크>(연출 스티븐 쉬블)가 국내에 개봉했다. 그가 삶을 대하는 태도는 음악에 고스란히 담겼고 일본 거장의 손에서 탄생한 곡은 아름다웠다.

▲ 다큐멘터리 <류이치 사카모토: 코다>

또 영화 <타샤 튜더>(연출 마쓰타니 미쓰에)로 평생 자신이 쓴 동화처럼 살았던 작가이자 삽화가 타샤 튜더(Tasha Tudor·1915~ 2008)를 볼 수 있다. 연출진은 10년간 카메라에 담은 타샤 튜더의 집과 정원을 공개했다. 책으로만 그녀를 알았던 많은 팬은 미국 버몬트주 말버러의 산속에서 정원을 가꾸며 1830~40년대 골동품으로 살았던 예술가를 직접 만날 수 있었다.

또 지난 20일 개봉한 <이차크의 행복한 바이올린>(연출 앨리슨 쉐르닉, 미국·이스라엘)은 클래식 음악계의 거장이자 현존하는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라 불리는 이차크 펄만의 일상을 담아냈다.

◇국외의 안목이 궁금하다면 = <버닝>(연출 이창동)과 <밤의 해변에서 혼자>(연출 홍상수)가 프랑스 대표 영화지 <카이 에 뒤 시네마>가 선정한 '올해 영화 10'에 선정됐다. 국내 영화 두 편이 이름을 올렸다.

지난 5월에 개봉한 <버닝>은 국내에선 호불호가 갈리며 크게 흥행하지 못했지만 국외에서는 찬사를 받았다. <뉴욕타임스>는 <버닝>에서 종수 역을 맡은 배우 유아인을 '올해 최고 배우'로 뽑았고 칸국제영화제도 경쟁 부문에 <버닝>을 초청했다. 이 외에도 국외 영화제에서 많은 상을 받았다.

▲ 이창동 감독 작 <버닝>

또 <밤의 해변에서 혼자>에서 영희 역을 맡았던 배우 김민희는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한국 배우 최초로 여우주연상을 받았고, 홍상수 감독의 <풀잎들> 등도 많은 평론가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기다렸던 시리즈가 온다 = 내년 국외 블록버스터 시리즈가 몰려온다. <어벤져스:엔드게임(Avengers: Endgame)>(연출 안소니 루소·조 루소, 미국), <킹스맨 3(Kingsman 3)>(연출 매튜 본, 영국 외),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2>(연출 크리스 벅·제니퍼 리, 미국), <토이스토리 4(Toy Story 4)>(연출 조시 쿨리, 미국)가 개봉할 예정이다.

내달 9일 개봉하는 <말모이>(연출 엄유나)도 기대작이다. '말모이'는 우리나라 최초의 국어사전이다. 주시경(1876~1914) 등이 1910년 무렵에 조선 광문회에서 편찬하다 끝내지 못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영화는 말을 모아 나라를 지키려는 조선어학회 대표 류정환을 통해 함께하는 지식인의 초상을 그려낼 예정이다.

한국 애니메이션 <언더독>(연출 오성윤·이춘백)도 동물과의 공존을 말하며 따듯한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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