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야구장 명칭 결과 발표
"논쟁·갈등 끝내달라"당부
내년 1월 시의회 조례 개정
지역민 갈등 봉합 숙제로

활동을 마무리 짓는 새 야구장 명칭선정위원회(위원장 김종대·이하 선정위)가 명칭 선정 당위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선정위는 26일 창원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 야구장 명칭을 발표하며 이와 관련한 논쟁·갈등을 끝내 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선정위는 새 야구장 전체를 아우르는 통칭은 마산야구센터, 3월 개장하는 새 야구장은 창원NC파크로 정했다.

선정위 바람대로 논란이 끝날지는 미지수이나 애초 목표했던 '연내 야구장 명칭 확정'은 일단 달성하게 됐다. 지난 선정위 활동 과정을 되짚고 이후 일정·쟁점을 정리해봤다.

▲ 새 야구장 명칭 선정위원회(위원장 김종대)가 26일 창원시청에서 NC다이노스가 사용할 새 야구장 명칭 선정 과정과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창언 기자

◇명칭 선정 과정 = 새 야구장 명칭 선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최종에 가까운 안이 나왔다가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수고는 물론 지역 갈등 불씨도 되살아났다.

명칭 선정 논란은 지난달 5일 창원시가 홈페이지를 통해 새 야구장 이름을 찾는다고 공지한 게 발단이다. 당시 창원시는 '창원NC파크', '창원NC필드', '창원NC스타디움' 등 세 가지 명칭 선호안을 밝히며 "시민은 세 가지 안 중 한 가지를 선택하거나 기타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곧 마산지역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반발 여론이 나왔다. 마산야구 100년의 중심이 될 새 야구장 명칭에서 마산이 빠진다면 마산야구 명맥이 끊길 수도 있다는 우려였다. 이에 시는 시민 갈등을 줄이고자 '새 야구장 명칭 선정위원회'를 구성해 명칭 선정 방법부터 재논의하기로 했다.

시민대표, 시의원, NC 경영본부장, 언론인 등 13명으로 구성한 선정위는 지난 4일 공식 출범식·첫 전체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첫 회의에서 선정위는 김종대 창원시의원을 위원장으로 뽑고 심층 토론 등 앞으로 회의 방향을 결정했다.

11일 열린 2차 회의에서는 명칭 선정 기준이 나왔다. 마산야구장·새 야구장 전체를 아우르는 통칭과 각 구장 별칭을 짓자는 게 핵심이었다. 여기에 선정위는 각 이름에 역사성·전통성·지역 정체성·합리성·공익성·경제성을 담고 NC 권리까지 존중할 것을 합의했다.

21일 3차 회의에서는 선정 기준을 바탕으로 잠정 명칭을 마련했다. 회의에서 위원장을 제외한 위원들은 돌아가며 통칭안·새 야구장·현 마산야구장 명칭안을 각각 발표했다. 선정위는 각 위원이 제안한 안을 토대로 통칭부터 현 마산야구장 이름을 차례대로 다루되, 소수 의견을 낸 위원 이야기를 듣고 다수 의견과 합의점·공통 분모를 찾고자 했다.

첫 번째 안건이었던 통칭은 찬반 투표를 거쳐 마산야구센터로 결정(찬성 7명·반대 3명·기권 2명)했다. 마산을 전면에 내세우는 게 통합시 취지에 맞느냐, 야구센터라고 명하기엔 야구 인프라가 부족하지 않으냐는 의견도 있었으나 이보단 마산야구 전통성·역사성을 존중하자는 주장이 더 힘을 받았다.

두 번째 안건인 새 야구장 명칭 선정은 쉽게 풀렸다. 안을 낸 위원 12명 중 9명이 애초 NC가 선호한 창원NC파크로 명칭을 제안한 덕분. 소수 의견을 낸 위원도 'NC를 존중하겠다', '표결에 따르겠다'고 밝히면서 새 야구장 명칭은 만장일치로 결정됐다. 이와 관련해 배석현 NC다이노스 경영본부장은 "창원NC파크는 도시·구단 모기업·야구장 정체성을 모두 함축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대안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현 마산야구장 명칭은 애초 제안에서 의견이 가장 많이 갈렸다. 위원들은 창원퓨처스파크, 창원다이노스파크, 마산야구장, 마산퓨처스파크, 엔씨아우름야구장 등을 제안했다. 단, 흩어졌던 의견은 회의를 거치며 '마산야구장'으로 모였다. '마산야구센터 안에 또 마산야구장을 두는 게 맞느냐'는 주장도 있었으나 마산지역민 자존심을 세우고 NC 측 의중을 반영하자는 말이 더 설득력을 얻었다. 이후 찬반 투표에서는 9명의 위원이 마산야구장 명칭에 찬성표(반대 2명·기권 1명)를 던지면서 마산야구장은 옛 이름을 그대로 유지하게 됐다.

◇이후 일정과 쟁점은 = 선정위가 확정한 명칭은 내년 1월 창원시의회 임시회에서 최종적으로 다뤄진다. 이미 창원시장 승인을 거쳤고 애초 선정위에 시의원도 포함했던 만큼 의회에서 개정안이 부결될 가능성은 작다. 단, 본회의 상정에 앞서 안건을 심의할 상임위 내 일부 반발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조례가 통과하면 시설물 등에도 새롭게 정한 통칭·별칭을 반영한다. 특히 각 이정표에는 '창원NC파크' 대신 '마산야구센터'가 새겨질 예정이다. 기존에 새긴, '마산종합운동장'을 대체하는 셈인데 '새 야구장 준공 효과'가 떨어진다는 논란·지적은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TV·인터넷 경기 중계 때 전체 이름이 얼마나 자주 쓰일지도 관심이다. 이와 관련해 선정위는 경기를 시작할 때나 마칠 때만큼은 '여기는 마산야구센터 창원NC파크입니다' 등 전체 이름을 불러야 한다는 주장에 공감대를 형성한 바 있다. 각 이닝이 끝나거나 투수 교체 때마다 나오는 중간 광고 전 어떤 이름이 주로 쓰일지가 관건인데, 이에 대해선 선정위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렸다.

단, 이번 명칭 선정을 두고 마산야구센터라는 통칭에 대한 반발이 큰 만큼 앞으로 지나치게 '마산야구센터'가 강조된다면 갈등 골도 깊어질 전망이다.

한편 이날 회견에서 선정위는 "새 야구장 명칭 문제로 야기된 모든 갈등은 접고 사람중심, 새로운 창원 도약을 위해 함께 나아갈 수 있도록 시민 성원과 지원을 당부한다"고 밝혔다. 명정 확정 이후에도 산발적으로 나오는 반발을 잠재우며 명칭 선정 당위성을 강조한 셈이다.

선정위 바람대로 창원시와 NC가 앞으로 지역민 화합을 이끌지, 남은 쟁점은 어떻게 처리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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