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훈 교육감이 2015년 도입한 경남형 혁신학교인 행복학교가 내년부터는 행복학교, 행복나눔학교, 행복맞이학교로 나뉘어 대폭 늘어난다. 4년 전 11개로 시작한 행복학교는 올해 50개 학교, 내년에는 65개 학교로 확대되는 것이다.

행복학교는 기존 입시경쟁 위주의 획일적인 교육방식에서 비롯된 폐단을 극복하고자 모든 학교 구성원들이 참여하여 교육과정과 학교운영을 창의적이고 자기주도적인 방향으로 바꾸는 혁신적인 학교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말이 쉽지 우리 사회에서 초중등 교육과정과 학교운영을 개혁한다는 건 거대한 혁명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더구나 학교를 혁신하는 일에 교사와 학생은 물론 학부모까지 뛰어들려면 보통의 의지와 헌신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일이다. 꾸준히 증가하는 것만으로도 성공적이라 할만하다.

얼마 전 교육청이 개최한 행복학교의 도전과 성과를 평가하는 자리에서 참가자들은 학교문화의 변화, 자기주도적인 교육과정과 자율적인 학생자치 활동의 효과에 대해 긍정평가를 했다. 실태조사 결과 학생은 물론 교사나 학부모들의 만족도도 일반 학교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감옥처럼 여겨왔던 학교가 행복학교 운영을 통하여 꿈을 키우는 배움과 소통하고 공감하는 나눔의 교육현장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말해 주는 것이다.

행복학교를 통하여 성장한 학생들은 무엇보다 학생들을 존중하고 믿는 학교문화가 제일 중요하다고 손꼽고 있다. 거꾸로 성적을 잣대로 차별하는 교사나 학부모들의 태도, 자율성을 잃은 학생들의 무관심이야말로 학교 혁신의 핵심 과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행복학교의 성공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혁신학교에서 성장한 어린이들이 다시 입시경쟁으로 내몰려 오히려 진통을 겪었다는 사례도 들린다. 교사나 학부모들의 짐이 과중해서 의지가 꺾이게 된다는 하소연도 있다. 몇몇 학교에서만 시도할 일이 아니라 아예 혁신지구를 지정해 지속적인 수혜를 보도록 전반적인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행복학교만 행복하게 만들 것이 아니라 모든 학교가 행복해질 수 있는 조건을 찾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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