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미래 먹거리 책임질 거대 사업
시민 참여 여부·일자리 창출이 관건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성인남녀 총 2917명으로부터 '올 한 해 자신의 상태를 가장 잘 표현한 사자성어'를 묻는 설문조사를 한 결과 1위로 '다사다망(多事多忙)'이 꼽혔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교수신문이 매년 교수들은 대상으로 한 해를 정리하는 사자성어를 물은 결과 올해는 '임중도원(任重道遠)'을 꼽았다. 다사다망은 일 년 내내 바쁘게 살았음을 뜻하는 말이고, 임중도원은 논어 태백편에 실린 고사성어로 '짐은 무겁고 갈 길은 멀다'는 뜻이다. 문재인 정부가 개혁과제를 중단 없이 추진해 달라는 당부를 담았다는 뜻이란다.

그럼 올 한 해 통영시정의 주요 화두는 뭐였을까? 내 생각으로는 '도시재생'이 아닐까 싶다. 최근 도천동 '♬안단테♬ 윤이상 음악 여행길'이 하반기 소규모 재생사업 공모에 선정된 것을 비롯해 정량지구(멘데마을)가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통영 도시재생 사업 중에서도 단연 으뜸은 신아sb 폐조선소 터를 이용한 도시재생이다. 1조 1000억 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미래 통영의 먹거리를 책임질 한 축으로, 사업규모만큼이나 올 한 해 시민의 기대와 우려를 받았다. 사업 주체인 LH는 지난 4월 신아sb 조선소 터를 사들인 데 이어 지난 9월에는 도시재생사업의 밑그림이 될 마스터플랜 국제공모를 해 '통영 CAMP MARE(캠프 마레)'를 당선작으로 선정했다. 26일에는 청년과 조선소 실직자의 창업·취업교육 등을 운영할 다목적 공유 공간인 '통영 리스타트 플랫폼' 내부 리모델링 공사에 들어갔다.

이에 발맞춰 통영시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강석주 시장을 비롯한 실무진이 지난달 통영 여건에 맞는 사업모델을 발굴하고자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로테르담, 독일 함부르크, 덴마크 코펜하겐, 스웨덴 말뫼 등 도시재생에 성공한 도시들을 답사했다. 또한, 새해부터 조직을 개편, 한시기구로 도시재생관광국을 신설한다.

일단 시의 이런 움직임은 바람직해 보인다. 폐조선소를 활용한 도시재생은 국내에 사례가 없기에 우려의 시선을 거두기 쉽지 않다. 더구나 전체 사업비 중 7100억 원을 민자에 의존해 우려감은 더 높다. '그저 그런' 쇼핑몰과 숙박시설, 주거단지 분양 등 구색맞추기용 아이템으로는 성공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업이 성공하려면 우선 시민이 쉽게 접근하고 참여할 수 있는 아이템이어야 한다. 통영 캠프마레 핵심 콘텐츠가 '통제영 12공방'을 모티브로 한 배 제작, 통영음악, 통영장인공방 등 12개 교육 프로그램이라는데, 여기에 시민이 찾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 또한, 교육 프로그램이 일회성 체험에 그치지 않고 교육을 통해 일자리가 창출되는 구조로 이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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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부터 적용될 조직개편에 거는 시민의 기대는 남다르다. 단지 공무원의 자리 나누기 인사로 그쳐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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