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명 중 4명만 계약 도장
롯데·한화 등 해 넘길 듯

프로야구 FA 시장이 잠잠하다. 기대했던 '크리스마스 선물'도 보이지 않는다.

올해 FA 권리를 행사한 선수는 총 15명이다. 비교적 일찍 계약을 맺은 모창민과 FA 빅3 최정·이재원·양의지 외에 11명이 거센 찬바람을 맞는 셈이다.

물론 구단·선수별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가장 느긋한 쪽은 LG와 박용택이다. 앞서 박용택은 팀 잔류와 함께 계약 기간 2년을 구단과 합의했다. 계약 금액만 좁히면 곧바로 '도장 찍기'도 가능한 분위기다. 양측 협상은 1월 이후 지속할 예정이다.

KT도 내부 FA 금민철·박경수와 이르면 올해 안에 마무리 협상을 하기로 했다. 앞서 KT는 두 선수와 2~3차례 미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구단과 선수 간 이견이 큰 게 계약기간과 연봉인데, 양측이 어떤 합의점을 찾을지 지켜볼 만하다.

삼성은 반반이다. 김상수와는 큰 틀에서 이야기가 잘 오갔으나 윤성환과는 견해차가 크다는 소문이다. 4년 전 80억 원의 FA 대박을 터뜨렸던 윤성환이나 올 시즌에는 24경기에 선발 등판해 5승 9패 평균자책점 6.98에 그쳤다. 내년 38살이 되는 나이도 FA 계약 걸림돌이다.

롯데도 노경은과 몇 차례 만났지만 계약 진전은 더딘 상황이다. 계약 기간, 타 구단 참전 여부가 쟁점인 가운데 협상은 올해를 넘길 예정이다.

한화와 히어로즈는 '집안 단속'에 고심이다. 일단 한화는 이적 가능성이 작은 세 선수, 송광민·이용규·최진행에게 주도권을 뺏길 수 없다는 방침이다. 계약 기간과 금액 모두 차이가 큰 것으로 알려져 최종 협상까지는 제법 오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히어로즈도 마찬가지다. 이번 FA 시장에서 나름 준척급 선수로 꼽힌 김민성이나 올해 홀드 2위를 차지한 이보근은 분명히 놓치기 아까운 선수다. 어떤 선수를 먼저 잡을지 우선순위를 두는 것도 히어로즈 FA 쟁점이다.

한편 한쪽에서는 FA 시장을 활성화하려면 과도한 보상 체계를 완화하는 등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당장 적용·도입하기가 불가능한 만큼 11명의 '찬겨울'은 길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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