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 마산합포구 창동 상상길을 시민들이 걷고 싶은 길로 만드는 데 앞장서온 상인이 있다. 임성민(56) 씨가 그 주인공이다.

임 씨는 1988년 당시 천보당이었던 가게(현재 인보석)에 시계 기술자로 들어왔다. 25살 때부터 지금까지 이곳에서 일해왔으니 창동 번화가의 흥망성쇠를 지켜봐온 터줏대감이나 다름없다.

임 씨는 1998년부터 매일 아침 상상길을 청소해왔다고 했다. 자신이 일하는 가게 앞은 물론이고 다른 가게를 비롯해 길 입구까지 빗자루로 쓸고 물을 뿌렸다. 곳곳에 붙어 있는 홍보물을 떼어낸 것도 물론이다.

어느샌가 임 씨는 창동 거리를 깨끗하게 만드는 상인으로 소문이 났다.

▲ 청소 중인 임성민 씨. /류민기 기자

지난 22일 오전 10시께 만난 그는 상상길을 청소하고 있었다. 날씨가 추운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빗자루로 다른 가게 앞까지 쓸었다. 청소도구를 가지고 나온 한 가게 상인은 "거리를 깨끗하게 만드는 일등공신"이라며 웃었다.

임 씨는 "명색이 시내인데 깔끔해야 시민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성격상 거리가 깨끗하게 유지·관리돼야 마음이 놓이는 것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몇 해 전부터 시에서 눈에 띄게 깨끗이 관리해서 요즘에는 내가 할 일이 없다"고 말했다.

임 씨는 "칭찬 들으려고 청소하는 건 아니다. 다른 가게 물청소하다가 상인과 싸우기도 하고 웃지 못할 일도 있었다"며 "창동을 찾는 시민들이 깨끗해진 길을 걸으며 좋은 인상을 가져 많이 찾아주셨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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