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경남도가 단행한 대규모 인사발령은 김경수 도지사의 취임 이후 두 번째이다. 133명이 이동한 이번 인사는 495명이 대상이었던 지난 7월보다 규모는 크게 줄었지만, 4급 과장급 이상의 간부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정기인사라는 점에서 비중이 더 커졌다.

두 차례의 인사발령을 통해 김경수 도정의 인사 원칙을 가늠해 볼 수 있다. 경남도가 밝힌 이번 인사의 특성은 지난번에 이어 주요 직위의 경우 인사 원칙으로 업무 능력을 우선 두었다는 데 있다. 공보관, 저출생고령사회정책관, 소상공인정책과장 등 3개 주요 직위는 면접을 통해 선발하고, 전문성이 특별히 요구되는 도시교통국장과 환경산림국장 자리는 해당 경력자를 발탁했다. 연공서열보다 직무수행능력이 인사의 기준이 되는 관행이 앞으로 더욱 확대되기를 바란다.

이번 인사에서 여성 간부의 비중이 늘어난 것도 눈에 띈다. 기존에는 경남도의 과장급 이상 여성 공무원이 3명에 불과했지만, 이번에 6명으로 두 배 늘어났다. 여성 리더 역할을 강조해 온 김경수 도정의 원칙이 반영되었음을 고려하더라도 일단은 파격적 인사라고 할 만하다. 지난번 인사에서도 경남도는 자치행정, 회계감사, 국가산단 등 핵심 주요보직에 여성 사무관들을 발탁한 바 있다.

2017년 기준으로 OECD 29개 국가의 유리천장지수에서 한국은 25점으로 만년 꼴찌를 벗지 못하고 있으며, 1위인 스웨덴의 82.6점과는 3배 이상의 지수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또 동년 기준 여성가족부 통계에서도 4급 이상 공무원 중 여성은 14.7%, 공공기관 여성 관리자는 18.8%, 군 여성 장교는 7.4%, 군부사관은 38.9%에 불과하다. 그나마 공공기관의 여성 관리자 비율이 가장 큰 교장·교감과 정부위원회 위촉직 위원도 각각 40.6%와 40.2%로서 50%를 넘지 않았다.

공공부문에서 여성의 참여율과 의사결정권한을 증가시키는 것은 성평등을 위해 가장 절실한 정책 과제이다. 경남도는 실국장과 부단체장, 과장급 이하 인사 등 두 차례의 인사이동을 또 단행할 예정이다. 연공서열 혁파 원칙과, 여성의 핵심 보직이나 간부급 기용이 이번보다 더 확대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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