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말이 무성했던 창원 새 야구장의 명칭이 '창원NC파크'로 붙여지고, 이 일대는 '마산야구타운'이라고 불리게 될 예정이다. 새 야구장의 명칭에 마산이라는 지역명이 반드시 붙어야 한다는 주장이 어느 정도는 인정되면서 논란은 좀 수그러질 것으로 보인다.

먼저 야구장 명칭의 결정을 두고 지역사회에서 벌어진 논란의 핵심은 다른 곳에 있다. 마산이라는 지역 명칭에 대한 고집이 단순히 소멸하는 지역정체성에 대한 두려움만이 아니라 경제적 쇠퇴로 인해 벌어지는 지역 공동체의 붕괴와 와해라는 현실을 목도하면서 생긴 저항감이 오히려 컸기 때문이다. 광복 이후 한국 7대 도시에 포함되었던 마산이라는 도시의 소멸은 단순히 한 시대의 마감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물론 마산시라는 독자적 행정구역의 소멸이라는 역사적 과정을 두 눈 뻔히 뜨고 지켜보아야만 하는 지역민들의 소외감과 분노는 옅어져 가는 지역정체성을 어떻게라도 잡아보려는 안타까운 몸짓으로 비쳤을 순 있다.몰락하는 지역사회를 다시 일으켜 세우려고 한다면, 부흥의 계기점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를 위해선 시대적 전환점이라고 일컬어지는 사건이 존재해야 한다. '마산야구타운'의 건설도 바로 이런 계기점의 하나일 수 있다.

물론 야구장 하나 만들어졌다고 지역경제가 부흥한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경기장 시설물들이 도시의 랜드마크로 되는 일은 다른 나라나 도시에서 셀 수 없이 많다. 새로운 시설물을 효과적으로 관리하여 활용도를 극대화하면 할수록 지역이 지닌 홍보 가치 역시 극대화할 수 있다. 야구라는 종목 하나가 아니라 마산이나 창원의 지역적 정체성을 연계하여 판매하는 영업 전략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마산 아귀찜 먹고 '창원NC파크'에서 야구를 본 다음 진해 적산가옥에서 숙박하자는 식의 테마여행이라도 당장 기획할 수도 있다.

새로운 야구장 건설 하나로 지역사회의 모든 문제가 해결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런 문제 하나에도 지역민의 입장이나 의견이 개진되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 반가운 일이다. 무관심이 만든 을씨년스러운 풍경보다는 소수의 시민이라도 한마디 하는 건 나은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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