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편리할 순 없나' 전자칠판 직접 만든 학원장
올 4월부터 지원 받아…이달 소프트웨어 출시
학교·지자체 입찰 위한 정부 인증 획득도 추진…내년 매출 5억 원 기대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경남도민일보 공동기획

올해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가 각종 지원을 한 보육기업은 모두 164개 업체로 설립 첫해인 2015년과 비교해 5배가 넘는다. <경남도민일보>는 도내 창업기업(스타트업·Start Up) 지원·보육 허브기관인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와 함께 2018년 보육기업 중 우수 업체 두 곳을 선정해 탐방했다. 이들 업체가 어떤 혁신과 성장을 준비하는지 알아본다. 

정민권(38) 에이블소프트 대표는 사범대학인 교육학과(영어 복수전공)에 합격하자마자 가족 권유로 입대했다. 대학을 한 학기도 다니지 않고 군대에 가다 보니 제대 뒤 학과생활에 녹아들기도 쉽지 않았다. 이런 환경에서 일찍 과외나 학원 강사 같은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연상이었던 현재 부인과 함께하고 싶어 빨리 경제력을 갖추고자 졸업을 한 학기 남겨두고서 학원 창업을 했다. 그렇게 학원 원장이라는 삶에 발을 디뎠다. 정 대표는 학원 강사, 학원장에서 연관 사업 분야 창업으로 이어진 독특한 경력을 지녔다.

에이블소프트가 계획한 사업은 크게 세 분야다. 예전부터 판매해온 전자칠판 기기에 이어 이번 달 초 전자칠판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시장에 내놓았다.

더불어 내년 5월 말에는 서울지역 대형 고급 미용실에서나 가끔 볼 수 있는 거울 겸용 디스플레이(미러 디스플레이) 설치와 동네 광고 유치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초등학생용 동작인식 놀이수학 소프트웨어'도 개발 중이다.

정 대표는 학원 운영을 하다가 전자칠판 기기 판매를 병행하면서 전자칠판 소프트웨어가 질이 낮아 너무 불편한 점을 몸소 느꼈다. 제법 쓸만하면 너무 고가였다. 그래서 이를 직접 개발해서 판매해봐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올해 초 우연히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했다가 각종 지원 사업과 상담 프로그램, 보육시설이 있음을 알고 올해 3월 '아이디어 피칭 데이'에 참여했다. 여기에서 우수한 성적을 얻어 올해 4월 11층 보육실에 보육기업으로 입주했다. 지금껏 1억 원 넘게 직·간접 지원을 받고 있다.

▲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 11층에 입주해 있는 보육기업 에이블소프트 정민권 대표가 직원과 최근 출시한 전자칠판용 소프트웨어 유통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이시우 기자

그는 "소프트웨어 업체가 경남에서 사업하기 어려운 이유는 개발자를 구하기 너무 힘들기 때문이다. 도내 대학 상위권조차 졸업 뒤 곧바로 수도권이나 부산으로 취업한다. 창업기업은 가르쳐 쓸 여유가 없다. 곧바로 실전에 투입해야 한다. 그러니 부산, 대구나 수도권까지 인력을 찾아야 한다"며 인력수급 어려움을 토로했다.

전자칠판 판서 소프트웨어는 이번 달 초 판매를 시작했다. 약 8만 개의 전자칠판이 설치된 학교 판매를 준비하고자 'Good Software' 정부 인증 신청서를 냈다. 이를 따면 정부 우선 구매 대상이 돼 정부와 자치단체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약 22만 개인 전국 학원에서 현재 1% 미만이 전자칠판을 쓰는데, 이 시장도 주요 타깃이다. 기존 전자칠판 하드웨어 판매에 자체 개발 소프트웨어를 결합해 팔면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본다.

현재 시장 점유율 1위 소프트웨어 평생 사용권이 132만 원인데, 에이블소프트는 평생 사용권 33만 원, 월 이용액 1만 1000원으로 해서 상당히 저렴하다. 내년에는 전자칠판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판매로 5억 원의 매출을, 2020년에는 매출 10억 원으로 확대하기를 기대한다.

미용실용 미러 디스플레이는 거울을 보면서 그 거울로 때론 잡지를 보고, 거울이 때론 검색기가 되고, 때로는 광고판도 된다. 이 미러 디스플레이를 활용해 미용실 인근 소상공인 광고 유치 사업도 할 계획이다. 특히 소상공인 광고는 노출횟수, 노출시간, 쿠폰 발급 수량 등 객관적인 수치를 광고주에게 지속적으로 제공하며 신뢰도를 높일 계획이다.

정 대표는 "디스플레이와 하드웨어는 준비가 됐고, 내년 2월 말이면 소프트웨어 개발도 마친다. 곧바로 시장 출시를 하지 않고, 두 달 정도 시범 미용실(안테나숍)을 운영해 그 결과를 갖고 내년 5월 말 투자 유치를 할 계획이다. 5월 말에는 영업사원을 대거 풀어 본격적인 영업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 대표는 "경남에 있는 미용실 수는 9500개 정도다. 이곳의 10%에만 우리 디스플레이와 소프트웨어를 설치해 동네 광고를 유치하면 연간 매출액이 8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본다. 이 사업은 우리의 주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에이블소프트는 일본 닌텐도 동작인식 오락기처럼 이 동작인식 기능과 수학교육을 결합한 '점핏'이라는 초등학생용 놀이수학 프로그램도 개발 중이다. 이를 위해 내년 1월 개발자 1명을 더 채용한다. 현재 임직원은 6명이다. 이 프로그램 개발은 중기부 '기술혁신형 창업지원사업'으로 5300만 원의 연구개발비를 지원받았고, 내년 5월 말께 시제품이 나올 계획이다. 개발을 마치고 국내 시장 공략과 함께 이 프로그램에 관심을 내비친 바이어를 통해 곧바로 베트남과 태국 시장 진출도 노리고 있다.

※이 기사는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와 함께 기획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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