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씨 모교 인제대 방문

고 이태석 신부의 수단 제자인 인제대 의과대학 졸업생 토마스 타반 아콧(33) 씨가 스승이 걸었던 길을 걷는다.

인제대는 "토마스 씨가 지난 21일 제83회 의사국가시험 실기시험에 최종 합격했다"고 25일 밝혔다. 토마스 씨는 지난 1월 의사 국가시험 필기시험에 합격한 후 지난 9월부터 지난달까지 진행한 실기시험에도 최종 합격해 의사자격을 획득했다.

토마스 씨는 24일 오후 의사국가고시에 합격하기까지 학비를 지원해 준 인제대 측에 감사 인사를 전하고자 인제대 총장실을 찾았다.

그는 김성수 총장과 이종태 의대 학장과 만나 그동안 의대에서 공부하며 지나온 시간을 회상했고, 앞으로 참된 의사의 길을 걷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이태석 신부의 흉상을 비롯한 영상과 사진·출판물 등 자료가 전시된 백인제기념도서관에 있는 이태석 신부 기념실을 찾아 스승인 이 신부가 걸어온 길을 되짚었다.

▲ 고 이태석 신부의 수단 제자인 토마스(가운데) 씨가 의사시험에 합격한 후 모교인 인제대를 찾아 김성수 총장과 이태석 신부 동상 앞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인제대

김성수 총장은 "많은 분의 도움으로 토마스가 의사가 됐다. 이런 과정에는 수단어린이장학회와 인제대·인제대 의대 교수들은 물론, 많은 동료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인턴 1년 레지던트 4년을 잘 마치고 수단에 가서 외과의사로서 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이날 토마스 씨에게 격려금을 전달했고, 이 자리에서 "스승인 이 신부도 하늘에서 무척 기뻐할 것"이라며 격려했다.

이에 토마스 씨는 "그동안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주변의 도움으로 꿈을 이뤘다"며 "반드시 좋은 의사가 돼 외과 의사가 부족한 수단 환자들을 치료하고, 이태석 신부의 소망을 이루어 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토마스 씨는 내년부터 인제대 부산백병원에서 1년간 인턴과 4년간 레지던트 과정을 거친다.

그는 "외과 전문의가 되면 고국인 수단에 돌아가 열악한 의료 환경과 내전으로 다친 사람들을 치료하는 데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인제대 의대를 졸업한 이태석 신부는 2001년 내전을 겪던 남수단 오지 톤즈마을에 정착해 환자들을 치료했다. 그는 대장암 판정을 받고 2010년 48세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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