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주운전 단속현장
4시간 동안 2곳서 2명 적발
경찰 "사회 분위기 바뀌어"

크리스마스 이브, 창원시 마산합포구 자산동 산복도로에서 경찰관 7명은 차량을 막고 있었다. 경찰은 운전자 입 쪽으로 음주감지기를 내밀며 말했다. "음주운전 단속 중입니다."

운전자가 '후~' 하고 불자 술을 마시지 않았다는 음이 나왔다. 마산중부경찰서 교통관리계 정설헌 팀장은 "예전에는 음주운전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많이 없어졌다.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말했다. 정 팀장은 교통관리계에서만 10여 년을 근무했다.

그는 3~4년 전만 해도 하루에 두세 건 적발했다고 전했다. 그 이전인 2010년 초에는 줄 세울 정도로 많았다고 했다. 정 팀장은 "국민 의식 수준도 높아지고 처벌도 강화해서인지 지금은 하루에 한 건 단속할까 말까 한다. 사회 전반적으로 봐서는 좋은 현상"이라며 웃었다.

정 팀장 이야기대로 음주운전 단속 건수는 줄고 있다. 경남지역 음주운전 단속 건수는 2016년 2만 1041건에서 지난해에 1만 6602건으로 감소했다. 올해는 11월까지 1만 326건이 적발됐다. 윤창호법이 시행된 18일부터 23일까지는 172건 단속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221건이다.

단속 현장에서 경찰들은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았다. 언제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기 때문이다. 정 팀장은 "거의 매일 밤 음주단속을 하고 있다"며 "연말에는 모임도 많고 아무래도 들뜬 분위기다 보니까 연말연시 특별단속을 한다"고 말했다.

▲ 24일 오후 11시 30분께 창원시 마산합포구 월포동 인근 해안도로에서 경찰이 음주운전 단속을 하고 있다. /류민기 기자

이어 그는 "음주단속한 지 1시간이 지났는데도 단속에 걸린 사람이 한 명밖에 없다"며 "오늘 같은 날에는 사람들이 술을 많이 마실 것으로 예상됐다. 이곳은 한동안 음주단속한 지점도 아니어서 많은 이들이 단속에 걸릴 것으로 봤는데 조용하다"며 바뀐 분위기를 전했다.

마산중부서는 오후 11시 넘어 월포동 해안도로로 장소를 옮겼다. 25일 0시 43분, 단속 지점에서 100m 떨어진 곳에서 한 차량이 멈춰 섰다. 경찰들이 뛰어갔다. 측정 결과 혈중알코올농도가 0.085%로 운전면허 정지 수준이었다.

단속에 걸린 40대 중반은 수치가 자신이 마신 술보다 높게 나왔다며 채혈할 것을 요구했고, 인근 병원에서 채혈한 뒤 집으로 돌아갔다.

마산중부서 교통관리계는 지난 24일 오후 9시부터 25일 오전 1시 30분까지 음주단속을 했다. 1명은 훈방 조치됐으며, 1명은 채혈한 뒤 귀가 조치됐다. 정 팀장은 "윤창호법과 함께 음주운전 운전면허 정지 기준을 강화한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내년 6월 시행되면 경각심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음주운전하는 사람이 더 줄어들 것으로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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