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증 취소된 곳 쌀 58t 수매
회장 "안타까운 마음에 한 일"

경남친환경농업인연합회장이 제초제를 사용해 친환경 인증 취소된 곳에서 난 쌀을 수매하는 데 앞장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함안친환경안전농산물영농조합법인은 지난달 함안군 대산면 평림단지에서 생산된 쌀 58t을 수매했다. 영농조합법인은 함안지역 학교급식에 농산물을 납품하고 있다.

문제는 평림단지에서 생산된 쌀이 친환경농산물이 아니라는 점이다. 13농가가 연합해 운영해온 평림단지의 친환경 인증은 올해 취소됐다. 모내기하기 직전 3농가가 논두렁에 제초제를 뿌린 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영농조합법인은 평림단지 벼를 공공비축미로 사들였다. 법인은 지난달 27일 이사회를 열고 '평림단지에서 매입한 수매 물량의 가격은 정부 수매가 1등급 가격으로 정한다'는 것과 함께 '평림단지는 일반벼로 학교급식에 사용하지 않고 일반벼 수매하는 평화미곡이나 광일미곡으로 처리하는 것으로 한다'고 의결했다.

친환경 인증이 취소된 평림단지 생산 쌀을 수매하는 과정에 영농조합법인 박모 이사가 앞장섰다. 과거 사무국장을 지낸 바 있는 그는 경남친환경농업인연합회장을 맡고 있다. 평림단지 쌀 수매와 관련해 1차 정산은 끝났다. 평림단지장은 법인에 쌀을 판 회원 8명에게 돈을 분배했다.

영농조합법인은 평림단지 쌀을 학교급식에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박 이사는 "다른 생산단지에서 수매한 쌀만으로도 함안지역 학교급식으로 공급할 양은 충분하다. 평림단지 쌀이 학교급식으로 들어갈 일은 없다"며 "8~9월쯤 단지장에게서 친환경 인증이 취소됐다는 사실을 들었다. 잔류농약 검사에서 통과됐을 뿐만 아니라 친환경 농법으로 생산돼 생산량도 적고 일반벼로 소비되기는 아깝다고 판단해 수매했다"고 했다.

또 그는 "경남도에서 내년부터 학교급식에 친환경 쌀을 전면 공급하는 등 친환경농산물 수요가 확대되는 시점에서 저변 확대를 위해 평림단지 회원들도 관리할 필요가 있었다"며 "단지 회원들과 만나 계속해서 친환경 농법으로 생산할 것인지 확인하고 약속했다. 친환경 인증은 취소됐지만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되는 등 안타까운 마음에 수매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현재 평림단지에서 수매한 쌀은 따로 보관하고 있으며, 미곡처리장에 팔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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