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에 연말회식 줄면서 콜·승객 뚝
1차로 끝내는 술자리문화 변화도 한몫

불경기에 술자리가 줄면서 대리운전·택시 기사들이 "연말 특수가 실종됐다. 올해는 그 정도가 더 심하다"며 하소연하고 있다.

창원지역에서 대리운전 업체를 운영하는 한 업주는 지난 2001년부터 대리운전 일을 해왔다. 그는 "대리운전 이용객이 해마다 줄어드는데 올해는 좀 더 심각한 거 같다"며 "찬바람 불기 시작하는 10월부터 대리운전 기사들 돈 버는 시기라고 이야기해왔는데 점차 늦춰져 지난해에는 12월 중 일주일 정도만 연말 특수가 있었다. 올해는 그런 것도 없을 거 같다"고 말했다.

이 업체는 대리기사 300여 명이 소속돼 있는데 3∼4년 전만 해도 이맘때 하루 평균 1500건 정도 콜이 있었지만 요즘은 700∼800건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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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택시 /연합뉴스

송년 술자리도 예년 같지 않은 설문조사 결과도 있다. 잡코리아가 알바몬과 함께 성인 1007명을 대상으로 '송년회 계획'을 조사한 결과 63.5%가 '올해 송년회 계획이 있다'고 답변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조사보다 5%p 줄어든 것이다. '송년회 참석이 부담스러운가' 물음에 45.5%가 '그렇다'고 했으며, 이 중 35.2%는 비용 문제를 꼽았다.

한국노총 대리운전노동조합 경남지부 관계자에 따르면 창원·김해·함안지역에 대리운전 콜센터가 13곳(소속 업체 860여 개) 있다. 연평균 1600∼1800명의 대리기사가 활동하는데, 11∼12월 성수기에는 2000여 명이 일한다. 3~4년 전과 비교해 업체 수·대리운전 기사 수는 차이가 없지만 콜 수가 줄었다.

한 업주는 "예전에는 2차도 가고 3차도 가고 했는데 지금은 문화가 바뀌어 사람들이 1차에서 끝내고 밤 10시에서 11시 사이 귀가한다"며 "지금은 콜이 밀리는 시간도 없을뿐더러 밀린다고 하더라도 밤 10시 30분부터 11시 30분 사이 잠깐"이라고 말했다.

택시 기사들도 연말 특수는 없다고 했다.

오후 10시께 창원시 마산회원구 합성동 마산시외버스터미널 앞에는 택시가 줄서 있었다. 한 택시 기사는 "하루 종일 일한다고 해도 7만∼8만 원 벌 수 있을까 싶다. 벌이가 안 되니까 밥값 6000원이 아까워 밖에서 사 먹지 않고 집에서 먹는다"라고 말했다.

그는 "오전 1시가 넘어가면 거리가 조용하다. 1차에서 술자리를 끝내고 버스 막차를 타고 집에 가거나 일부 젊은이는 심야할증이 적용되지 않는 오전 4시 이후에 탄다"며 "대기업·중소기업 할 것 없이 사람들이 회사에서 비용을 지원하는 1차에서 끝을 내지 자기 돈 내야 하는 2차는 가지 않는다고 말하더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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