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야구타운 속 창원NC파크
시 선정위 5개 구 균형발전 주문
NC 측과 구장 사용료 협의 과제

큰 산은 넘었으나 안도하긴 이르다. 여전히 갈 길이 먼 창원시 새 야구장 이야기다.

말 많았던 창원 새 야구장이 '창원NC파크'로 새로 태어난다. 마산야구장과 창원NC파크를 아우르는, 마산회원구 양덕동에 있는 스포츠 경기장 종합 단지 마산종합운동장은 '마산야구타운'으로 바뀐다.

창원시 새 야구장 명칭 선정위원회(위원장 김종대·이하 선정위)는 21일 오후 5시 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창원시도 23일 보도자료를 내고 "마산종합운동장 통합 명칭은 마산을 야구의 메카로 육성하고자 마산야구센터로 변경했고, 새 야구장은 NC 명칭사용권을 존중해 창원NC파크로 정했다"며 "기존 야구장은 마산 지역 역사·전통성을 계승하고자 마산야구장으로 유지했다"고 밝혔다.

명칭에 '마산'을 포함하는 것을 놓고 벌어졌던 논란은 어느 정도 일단락됐으나 산적한 문제는 많다. 갈등 불씨가 여전히 살아 있다는 게 한 단면이다.

선정한 안을 두고 누리꾼들은 '고심한 흔적이 보인다'면서도 일부에서는 '마산을 왜 고집하는지 모르겠다', '나눠먹기식 명칭 선정'이라는 비판을 서슴지 않았다. 없던 통칭이 갑자기 생겨나고 시민의견 수렴이 부족했다는 데 대한 불만도 많다. 지난 2013년 광주시가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명칭을 정하는 과정에서 2290명의 선호도 조사를 거쳤다는 점과 비교하는 이도 있다. 명칭 선정 당위성을 설명하고 지역민 화합을 이끌어내야 하는 과제가 창원시·NC 모두에게 주어진 셈이다.

▲ '마산야구타운 창원NC파크'로 결정된 창원시 새 마산야구장이 23일 마무리 공사 중인 모습이다. 창원시 새 야구장 명칭 선정위원회(위원장 김종대)는 21일 통칭은 '마산야구타운'으로, 새 야구장(오른쪽)은 '창원NC파크', 기존 야구장은 '마산야구장'으로 정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그런 면에서 21일 선정위 회의에서 각 위원이 내놓은 제안은 주목할 만하다. 제안을 하나둘 해결하는 모습이 갈등을 잠재우는 실마리가 될 수 있다.

회의에서 선정위 위원들이 가장 강조한 건 야구·스포츠를 중심으로 한 5개 구 균형발전이다. 작게는 진해야구장·창원88야구장 시설 개선, 돝섬·마산어시장과 연계한 야구 발전 모색부터 크게는 생활체육 전국대회 개최, 권역별 육성 정책 마련이 구체적인 방향이다.

한 위원은 "창원은 사격과 축구, 마산은 씨름과 야구를 내세우고 진해는 실내스포츠·해양레저스포츠 중심 발전에 주안점을 둘 필요가 있다"며 "정책이 실효성을 거둔다면 마산야구센터를 둘러싼 불만과 논란도 끝을 낼 수 있으리라 본다"고 밝혔다.

야구 팬을 위한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위원들은 △원정 야구팬 귀가 지원을 위한 KTX 증편 △대중교통 시스템 개선 등을 말하며 차편이 걱정돼 야구 경기 관람을 중단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광 상품 개발 △창원야구발전협의회(가칭) 구성 제안도 팬 서비스 확충 필요성에 힘을 보탰다.

한 위원은 "야구를 보러 와서 지역에 머물며 먹고 자고 할 수 있는 체류형 관광상품 개발이 필요하다"며 "전주 한옥마을이 한 예다. 도시 재생사업과 연결지어 진해 적산가옥 타운 조성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이 밖에 위원들은 △마산야구센터 내 유소년 야구 공간 설치 △장년층 일자리 창출 등을 말하며 NC가 사회 공헌에 계속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일부 지역민 위치에서는 이번 선정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도 남은 과제다. 지난달 21~26일 창원시가 공개 모집한 선정위 시민대표 자리에는 108명만이 후보에 올랐다. 창원시 홍보가 부족했던 까닭도 있겠으나 100만 도시 위상에 비춰보면 아쉬움이 남는 수치다. 애초 선정위가 잠정 명칭안을 시민투표에 부칠지 말지를 고민했던 것도 이와 맞닿아 있다. 화제성보다 처음부터 참여가 부족했던 셈인데, 이는 적극성을 띤 선정위 활동을 마냥 깎아내려서는 안 되는 이유로도 연결된다. 일방적인 비난 대신 참여·감시 필요성이 다시 한 번 드러나는 지점이다.

이와 관련해 당장 창원시와 NC가 본격화할 1·2군 구장 사용료 협의는 지속적인 감시가 요구되는 사안이자 과제다. 일단 창원시 스포츠산업진흥조례에 따라 창원 새 야구장 사용료 하한선은 25년 총 108억 원가량으로 정해졌다. 그 이상의 '적절한 사용료'를 둘러싼 창원시와 NC 간 줄다리기는 시즌이 개막하는 3월 이전 마무리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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