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연고팀 팬들 올해 쓴맛 단맛 다 봤다
경남FC 리그 준우승 역대 최고·ACL 진출 경사
NC 창단 첫 꼴찌 수모…양의지 영입 반전 예고
LG 현주엽 감독 2년차 리빌딩으로 봄농구 도전

◇최고의 성과 경남FC = 경남FC는 올 시즌 시작 전만 하더라도 강등 유력 후보로 거론됐다. 심지어 김종부 감독마저도 개막 전 미디어데이에서 '강등권 탈출'이 목표라고 말할 정도였다. 하지만 막상 리그가 시작되자 경남은 개막 4연승을 내달리면서 돌풍을 일으켰다. 이 돌풍은 끝까지 이어지면서 K리그1에서 시·도민 구단의 맹활약을 선도했다.

리그 준우승이라는 결과는 2006년 구단 창단 이래 최고 성적이다. 더구나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에 리그 성적으로 진출한 최초의 시·도민 구단이라는 타이틀은 역사에 길이 남게 됐다. 또 경남은 7년 만에 국가대표 선수를 배출했다. 조광래 감독 시절 윤빛가람 이후 처음으로 중앙수비수 박지수가 벤투호에 승선했다.

▲ 경남FC /프로축구연맹

이런 경남의 성공이 더 자랑스러운 까닭은 감독부터 선수까지 마이너들이 함께 일군 통쾌한 반란이라는 점이다. 어느 누구도 리그 최상급이라고 말할 사람이 없었다. 김 감독부터 이영익 수석코치, 심지어 MVP와 득점왕을 차지한 말컹까지도 다양한 역경을 딛고 성공기를 써내려갔다. 풍성한 이야기가 쏟아졌고 경남을 넘어 경남FC를 향한 팬심을 불러일으켰다.

아쉬운 점은 이런 돌풍과 스토리에도 창원축구센터를 찾는 팬은 크게 늘지 않았다는 점이다. 내년 ACL과 리그를 병행하면서 관중 수를 늘리는 일이 과제로 남았다.

◇좌절과 새 도약 NC = 올해 NC다이노스는 그 어느 해보다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다. 시즌 시작 전 전망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NC는 지키고 더한 타선과 젊어진 마운드를 중심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잇단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스프링캠프에서 조기 귀국한 장현식을 시작으로 손시헌, 권희동, 모창민 등 다수가 부상 명단에 올랐다. 선수 부진도 이어졌다. 외국인 3인방마저 제 역할을 해주지 못하면서 NC는 팀 최다 연패인 9연패 수렁에 빠지더니 5월 리그 최하위로 내려앉았다. 6월에는 김경문 감독이 교체되는 충격까지 더해졌다.

후반기 들어서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결국 NC는 창단 첫 꼴찌라는 성적표로 시즌을 마감했다. 그 사이 전준호 코치 2군행에 뿔 난 팬들은 NC 수뇌부 퇴진 운동을 벌였고 NC가 2012년부터 사용한 마산야구장은 마지막 1군 경기를 치렀다. 경기장 안팎으로 바람 잘 날 없었던 셈이다.

▲ NC 박석민 /경남도민일보 DB

창단 후 최악의 성적표를 받은 NC의 아픔은 곧 강력한 보강·도약 의지와 통 큰 투자로 이어졌다. 데이터 야구에 밝은 이동욱 전 수비코치를 새 감독으로 임명하며 변화 불씨를 지핀 NC는 새 외국인 투수 루친스키, 버틀러에 이어 'FA 최대어' 양의지를 품으며 정점을 찍었다. 공수를 겸비한 양의지 영입으로 NC는 지난 고민을 말끔히 씻었다. 단번에 리그 상위권 전력을 갖추게 됐고 젊은 투수를 다독일 리더십도 얻었다.

이후 NC는 포수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외국인 타자 베탄코트까지 안으며 선수 간 경쟁을 재점화하고 긴장감도 끌어올렸다. 경험과 패기가 조화를 이루는, 신포수왕국으로 도약하는 동시에 '동반 성장'을 그릴 수 있게 된 셈이다. '앉아만 있어도, 라인업에 들어가는 것만으로도 상대에 압박감을 주는 선수'라는 이 감독 평가처럼 NC는 양의지를 앞세워 '지지 않는 야구 부활'을 노린다.

◇재도약 기약 창원LG = 경남과 창원을 통틀어 가장 먼저 생겨난 프로구단 창원LG세이커스. 창원은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농구 도시'다. 하지만 최근 LG의 성적은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2017-2018 시즌 LG는 17승 37패를 기록하며 10팀 중 9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TV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던 현주엽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첫해였던 데다 주전 김종규의 잇단 부상과 외국인 선수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활약 등 좋은 성적을 거둘 여건이 안 됐다.

▲ 창원LG 김종규 /KBL

여름을 보내면서 대대적인 팀 리빌딩에 나선 LG는 2018-2019 시즌을 맞아 나름 성과를 거두고 있다. 2년 차를 맞은 현 감독이 지난해 실패를 거울삼아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가 남다르다.

지난해 부상 후유증에서 벗어난 김종규는 감독의 요구에 맞춰 자신의 화려함보다는 팀 승리에 공헌하면서 새로운 가치를 찾았다. 이미 KBL에서 검증된 제임스 메이스와 화려한 경력에 빛나는 조쉬 그레이 두 외국인 선수도 제 활약을 해주면서 LG는 개막 2연패를 제외하면 꾸준히 중위권 이상 순위를 유지하며 봄농구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2년 연속 리그 준우승 김해시청 = 윤성효 감독 2년째인 올해 내셔널리그 김해시청은 2년 연속 리그 준우승과 챔피언 결정전 2위를 달성했다. 우승 목표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선전했다.

김해는 지난 2008년 창단해 2009년 전기 리그 우승과 통합 준우승을 한 이래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지난해 다시 리그 2위와 통합 준우승을 달성하며 기세가 오른 김해는 올 시즌을 앞두고 대대적인 팀 리빌딩에 나섰다.

선수 3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새로운 얼굴로 채웠다. 내셔널리그 구단으로는 드물게 브라질 출신 선수도 2명 영입했다. 시즌 중반 한 선수는 퇴출됐지만 빅톨은 시즌 끝날 때까지 함께하며 19경기에 나서 6득점으로 리그 준우승에 기여했다.

이 밖에도 K리그에서 성장 가능성을 보여준 공격수 조주영, 베테랑 미드필더 이관표 등 신구조화를 앞세워 창단 첫 통합 우승을 노렸지만 좌절했다.

지난해 리그 2위와 챔프전 준우승을 했던 기억에 올해는 반드시 챔피언에 오르겠다는 의지가 강했지만 경주한수원이 너무 강했던 게 아쉬운 한 해였다.

김해는 최근 윤 감독과 재계약하면서 내년 다시 리그 우승에 도전할 채비를 하고 있다.

한편 같은 내셔널리그 창원시청은 올 시즌을 감독 없이 최영근 감독대행 체제로 치렀다. 창원도 지난겨울 지역 출신 선수 영입 등 리빌딩에 나섰지만 지난해와 같은 6위로 시즌을 마쳤다.

◇창녕WFC 창단과 도전 = 지난해 말 창녕군이 여자축구팀을 창단했다. '창녕WFC'는 지난해 WK리그 시즌 종료를 앞두고 이천대교가 팀 해체를 선언하면서 갈 길 잃은 팀을 한국여자축구연맹과 창녕군이 협의해 새 팀으로 창단하게 된 것.

2017 시즌 리그 2위를 달성했던 대교의 주전 선수 대부분이 다른 팀으로 이적한 가운데 신상우 감독과 3명만이 창단에 함께했다. 이후 신인드래프트 등을 통해 13명을 뽑고 FA 등을 통해 3명을 더 보강해 겨우 팀 모양을 갖췄다. 하지만 신인 선수 위주로 구성된 팀이다 보니 경기력은 말할 것도 없고 경험과 조직력 등 뭐 하나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면서 3승 3무 22패로 꼴찌에 머물렀다.

▲ 창녕WFC /경남도민일보 DB

그나마 신생구단 특별 지명으로 1순위로 지명한 홍혜지와 손화연이 팀의 중심을 잡아주면서 내년 시즌 발전 가능성은 보여줬다.

한편, 경남체육회는 창녕 연고의 여자축구 일반부 팀의 창단을 반겼지만, 창녕WFC가 속한 여자축구 일반부는 전국체전 정식종목이 아니어서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전국체전은 출전 팀이 8팀이 안되면 정식종목에서 배제된다. 창녕이 창단하면서 8팀은 구성됐지만 정식종목 탈락 후에는 3년 동안 시범종목으로 운영해야 하기 때문이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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