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가대교 통행료 인하 운동이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목소리를 내는 것으로는 되돌아오는 메아리가 약하다는 그동안의 체험을 바탕으로 이제 실력행사를 불사하고 나섰다. 1인시위가 그것이다. 범시민대책위 인사들이 엊그제부터 돌아가며 거제요금소 앞에서 시위를 벌이기 시작했으며 시민들이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어 상황이 어떻게 진전될지 관심을 끈다. 정부와 경남도 그리고 부산시에 보내는 메시지는 너무 비싼 통행료 때문에 못 살겠다는 것이다. 이를 방증하듯 거제서 부산으로 가는 일부 차량은 통영으로 빠져 먼거리를 둘러가는 고생을 마다하지 않는다고 한다. 조선업 불황으로 역내 경기가 침체해진 거제시민의 불만이 통행료로 쏠리는 형국이다. 왜 나쁜 사업의 표본으로 단죄하는 것인지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거가대교의 통행료는 다른 유료도로보다 훨씬 비싸다. 그래서 시민들은 '살인적 통행료'라는 형용구를 쓴다. 조사통계에 따르면 인천대교보다는 4배가량, 가까운 장유~서부산 간 고속도로보다 10배 이상 비싸다는 것이 정평이다. 일반 고속도로와의 가격 차도 엄청나다. 승용차 한 대가 거가대교를 이용해 거제로 들어오거나 부산 등지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기 위해서는 평균 1만 원의 요금을 물어야 한다. 산업물동량을 실어나르는 화물차는 2만 5000원을 내야 하고 대형은 더 비싸다. 해저터널이 있고 섬과 섬을 잇는 대교가 2개나 되는 등 공사비가 많이 들었다지만 총 길이 8.2㎞를 통과하는 이용료로서는 가히 살인적이다. 개통 때부터 제기된 집단민원이나 최근의 대규모 궐기대회에 이르기까지 거제시민들의 애로가 이만저만 아니다.

타지역과 연결된 간선 도로의 턱이 이처럼 높은 것은 누가 보더라도 형평성에 어긋난다. 천문학적인 공사비가 들어갔다고는 하나 결과적으로 이용하는 주민에게 덤터기를 씌운 꼴이라는 비판을 뿌리치지 못한다. 정부의 관심도 필요하지만, 일차적으로는 관리당사자인 경남도와 부산시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 민자 업체에 유리하게 된 조건을 개선하지 않으면 안 된다. 민간투자사업이라는 이유로 더 주민들의 고충을 방관해서 될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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