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제 편리·인건비 절감 등 장점
카페·음식점 등 설치매장 늘어
시각장애인 등 이용에 어려움
실태 파악·설치기준 마련 시급

무인발급기 '키오스크'를 설치하는 매장이 늘어나고 있지만 장애인은 활용하기 어려워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키오스크는 대형 천막이나 현관을 뜻하는 터키어에서 유래한 말로 공항이나 버스터미널 등에서 승차권을 발권하거나 나홀로 체크인을 하는 기계를 일컫는다. 최근에는 터미널뿐 아니라 일반 음식점에서도 키오스크를 설치하고 주문과 결제를 할 정도로 일상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매장 주인은 인건비를 절감하고 소비자는 대기시간 없이 주문과 결제를 할 수 있어 각광받는다.

그러나 모두가 편하게 이용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비장애인에게 맞춰진 기계 특성상 장애인은 기계 사용에 제한을 받는다. 시각장애인은 키오스크 터치스크린을 볼 수 없을뿐더러 음성 지원이 없어 사용할 수 없다. 휠체어 사용자는 키오스크가 너무 높아 사용이 극히 제한적이다. 이처럼 키오스크 장애인 접근성은 매우 낮지만 정부 조사도 미비하다.

▲ 20일 오전 창원시 마산합포구 산호동의 한 커피전문점에서 한 시민이 무인계산기를 통해 커피를 주문하고 있다.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지난 8월 국회입법조사처에서 운영 주체가 명확한 공항·관공서·은행 등 키오스크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고, 2015년 국가기술표준원이 진행한 연구용역에서 전국에 설치된 키오스크가 3400여 대로 추산된다는 조사 결과가 전부다.

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전국 17개 지방자치단체에 설치된 키오스크는 총 3830개다. 이 중 장애인 접근성이 좋은 기기는 2253개로 약 59%다. 시중은행에 설치한 키오스크 4만 682대 중 93%인 3만 7879대는 장애인 접근성이 보장됐다. 하지만, 공항 키오스크는 175대 중 4대만 장애인 접근성이 보장됐다. 이마저도 2대는 설치 예정이다.

관공서와 은행이 키오스크 접근성이 높게 나타난 것은 법령상 근거 차이다. 관공서 키오스크는 행정안전부 고시인 '행정사무정보처리용 무인민원발급기 표준규격', 은행 키오스크는 '장애인·고령자 등의 정보 접근 및 이용 편의 증진을 위한 고시'에서 장애인 접근성에 대한 편의제공 의무 등을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공항을 비롯한 일반 매장에는 법령상 근거가 존재하지 않아 장애인이 차별받는 것이다.

입법조사처 관계자는 "키오스크에 대한 전반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정부 차원에서 키오스크 실태 파악을 하는 동시에 국가정보화기본법과 장애인차별금지법 개정 등을 이뤄내야 한다"고 했다. 다만, 키오스크 제조업체와 운영주체에 대한 지원 정책도 동시에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서준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편의시설지원센터 연구원은 "터치 방식이 아닌 버튼 방식을 혼용할 수 있는 키오스크나 스마트폰과 연계해 사용할 수 있다면 접근성이 높아질 수 있다"며 "시각장애인이 은행 ATM기를 사용하는 것과 유사한 형태 등도 시각장애인이 키오스크를 사용할 수 있는 예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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