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애규·최민식·노순택·선무
'평화 기원'작품에 녹여 내
아이를 만나자. 나의 어린시절도 좋고 나보다 먼저 아이였을 누군가의 과거를 들여다봐도 좋다. '아이는 희망'이라는 메시지를 전해 받는다면.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이 겨울방학특별전 '아이의 이야기 속 그 아이'를 큐빅하우스 갤러리 4에서 열었다.
한애규, 최민식, 노순택, 선무 작가가 참여해 그림과 사진, 조각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 36점을 내놓고 한국에서 태어나 분단이라는 운명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아이를 조명한다.
작가들은 전쟁과 분단이라는 아픈 상처가 아이들의 일상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끊임없이 고민해왔다.
선무 작가는 황해도 출신 작가다. 1998년 두만강을 건넜고 2002년 한국에 들어왔다. 북한에서 미대생이었던 작가는 여전히 붓을 들고 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그의 작품을 가장 먼저 볼 수 있다. 아기는 'SOUTH(남)'와 'NORTH(북)'라고 쓰인 그림책을 펴들고 고민하고 한 아기는 남과 북의 한가운데서 달콤한 낮잠을 자고 있다.
그의 작품은 이번 전시 주제와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은 올해 남북 정상이 만나 평화를 이야기했다는 따듯한 뉴스를 전하며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래를 불렀던 아이들이 백발 노인이 되거나 가족을 만나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고 알린다. 그러면서 '아이의 이야기 속 그 아이'전에서 한반도에서 자란 아이들의 모습을 예술가가 표현을 통해 들여다보고 정치적 이념을 벗어나 희망만 이야기해보자고 말한다.
노순택 작가는 분단이라는 주제를 직설적으로 나타내며 무언가를 보여주고 감추는 데 급급했던 남과 북을 모두 말하고, 한애규 작가는 우리가 '우랄알타이어족'이라는 가설을 끌어와 아주 멀리서 이 땅에 왔던 그들을 전시장에 내보였다.
큐빅하우스 갤러리 4를 통과하면 한 벽면에 또 다른 그림이 걸려있다.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이 '북한에 놀러 간다면'이라는 주제로 연 어린이 미술대회 작품들이다. 아이들은 친구들과 함께 평양냉면을 나눠먹고 남한과 북한의 갈림길에서 자유롭게 길을 선택해 여행을 할 수 있는 그림을 그렸다. 마냥 먼 것 같지 않은 이야기들이다.
전시는 2019년 2월 10일까지. 문의 055-340-7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