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10여 명 활동…박충건 사격감독 "기회의 땅"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에서 '스포츠 한류'를 선도하고 있다면 박충건·김선빈·신무협·김길태 감독도 각자 분야에서 한국의 앞선 스포츠를 베트남에 전파하고 있다.

지난 4월과 8월 베트남 사격팀을 이끌고 창원을 방문했던 박충건 베트남 사격대표팀 감독은 19일 본보와 연락에서 "스즈키컵 우승 이후 상황은 상상 그 이상"이라며 "집회의 자유가 없는 베트남이지만 축구에 관한 한 경찰도 눈감아줄 정도"라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권총 선수 출신인 박충건 감독은 한국 국가대표 상비군 감독도 지냈다. 2014년부터는 베트남 국가대표 사격 감독을 맡고 있다. 박 감독은 현역 육군 대령인 호앙 쑤안 빈을 길러내 원조 '스포츠 한류'를 베트남에 심었다. 호앙 쑤안 빈은 리우 올림픽 10m 공기권총 결선에서 올림픽 신기록으로 진종오를 꺾고 금메달을 따냈다. 베트남 역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지도한 것. 박 감독은 지난 9월 창원에서 열린 2018 세계사격선수권대회에 베트남 선수들을 이끌고 참가한 바 있다. 당시 박항서 감독도 창원국제사격장을 찾아 베트남 선수와 박 감독을 응원하기도 했다.

▲ 지난 9월 열린 2018창원세계사격선수권대회서 만난 박항서(왼쪽) 베트남 축구 감독과 박충건 베트남 사격감독. /경남도민일보 DB

두 박 감독은 호형호제하는 사이로 박충건 감독이 "박(항서) 감독님은 밥 잘사주는 형님"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두 박 감독 말고도 양궁 김선빈, 펜싱 신무협, 태권도 김길태 감독이 각각 베트남 대표팀 감독을 맡고 있다. 박 감독은 일반 팀 지도자까지 범위를 넓히면 레슬링, 유도 등 10여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이처럼 한국인 스포츠 지도자가 베트남에서 각광받는 이유에 대해 박 감독은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이제 베트남도 스포츠에 눈을 뜨고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박(항서) 감독님 이후 한국 스포츠 지도자에 대한 호감도 굉장해 한국인 지도자에게 좋은 기회의 땅이 된 듯하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언론에 소개되는 박항서 감독님의 일화를 보면 한국에서는 지도자의 당연한 임무라고 생각되는 것이 좋은 사례로 소개된다"며 "한국과 베트남은 음식이나 문화도 비슷한 것이 많아 진정한 친구의 나라가 될 수 있다고 보는데 스포츠가 앞장설 수 있어 베트남에 나와있는 한국인으로서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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