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성했던 빅이벤트 돋보였던 경남 '올해만 같아라'

2018년 한 해도 정말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경남도민일보>는 올 한 해 경남체육계에서 일어났던 여러 일을 10대 뉴스로 정리했습니다. 아마추어와 프로 각각 5개로 뽑았습니다. 많은 선수의 피땀과 눈물, 훈훈한 이야기가 넘쳐났던 한 해를 돌아보면서, 여기에 담기지 못했더라도 각자 분야에서 최선을 다한 모든 체육인에게 감사를 전합니다.

▲ 지난 10월 열린 제99회 전국체전 남고부 복싱 미들급에서 금메달을 딴 경남체고 배승현. /경남도민일보 DB

◇전국체전 상위권 = 10월 12∼18일 전북 익산시 일원에서 열린 99회 전국체육대회에서 경남은 47개 종목 1754명이 참가해 금 72개, 은 54개, 동 105개를 수확했다. 총득점은 4만 2032점. 경기, 서울, 전북, 경북에 이은 종합 5위이자 18년 연속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경남이었다. 특히 경남은 지난 대회 성적 대비 총득점이 3412점(성취율 107.22%) 올라 전북에 이어 성취상 2위를 수상하는 겹경사도 맞았다.

올해 전국체전 경남 성적은 전통 강세 종목인 배구·농구·야구·핸드볼·골프의 선전과 전체 4위에 오른 고등부 선수들의 값진 땀방울이 바탕이었다. 사격·산악·승마·야구소프트볼·에어로빅은 종목 우승 영예를 안았고 역도·카누·육상·펜싱 등에서는 2관왕만 11명을 배출했다. 고등부 사격은 대회신기록을 세웠고 조정 싱글스컬에서는 김동명이 대회 8연패 금자탑을 쌓았다.

지난해 체전이 끝나고 곧바로 올해 체전을 준비한 점, 팀 창단과 선수 보강, 기존 우수 선수를 지킨 점, 고교 스포츠 활성화를 위한 소통 등도 상위 성적 달성 원동력이 됐다. 무엇보다 선수단이 하나로 뭉쳐 대회를 치른 점은 '스포츠가 강한 경남' 위상을 드높이는 데 가장 큰 힘이 됐다.

전국체전에 앞서 4월 26∼29일 열린 전국소년체전에서도 경남은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경남은 금 35개, 은 39개, 동 41개로 메달 115개를 따내, 메달 수에서 역대 최고 기록을 썼다. 학교 체육의 스포츠클럽 전환 효과를 톡톡히 드러내며 경남체육 미래를 환하게 밝혔다.

◇동계축제 빛낸 경남 = 1988년 서울 이후 30년 만에 안방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는 남해 출신 '신황제' 윤성빈 활약에 경남이 웃었다. 윤성빈은 평창올림픽에 참가한 유일한 경남 출신 선수였다. 중학교 1학년 상경하기 전까지 남해에서 유소년기를 보낸 윤성빈은 이번 올림픽에서 아시아 역사상 처음으로 썰매 종목(스켈레톤)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앞서 세계랭킹 1위에 오르며 두쿠르스 10년 제국을 무너뜨린 데 이어 새 시대가 열렸음을 재차 알린 셈이다.

▲ 지난 2월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켈레톤 종목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윤성빈의 경기 모습. /연합뉴스

윤성빈을 향한 고마움과 기억은 남해를 비롯한 경남 전역으로 퍼졌다. 윤성빈이 나고 자란 남해 곳곳에는 응원 현수막이 걸렸고 그가 졸업한 이동초교 후배들은 윤성빈을 응원하는 편지를 일일이 써 보내기도 했다. 고향 마을 주민은 '잔치라도 열어야겠다', '정말 장하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스포츠로 하나 되는 경남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윤성빈이 만든 감동은 패럴림픽 휠체어 컬링팀으로 이어졌다. 창원시립곰두리국민체육센터 휠체어 컬링팀 소속 이동하와 함양 마천중이 모교인 차재관은 경남 출신 선수라는 자부심을 안고 패럴림픽 무대를 밟았다. 한국은 동메달 결정전에서 캐나다에 석패하며 4위에 머물렀지만 이들이 보여준 도전의 가치는 금메달 못지않았다.

◇창원사격선수권대회 성공 = 지난 8월 31일부터 9월 15일까지 창원사격장 등에서 열린 2018 창원세계사격선수권대회는 전세계 103개국 4255명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60개 부문 708개 메달, 도쿄올림픽 쿼터 60장을 두고 다툰 결과 한국은 금메달 11개, 은메달 14개, 동메달 11개 등 종합 3위를 차지해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쳤다. 특히 이번 대회에는 평창에서부터 시작된 남북체육교류 성과로 북측 선수단 22명이 참가해 은메달 2개와 동메달 2개를 가져갔다. 대회기간 북측 선수단을 응원하고자 모인 아리랑응원단이 중심이 돼 연일 뜨거운 응원을 펼치며 남북 화해 교류 분위기를 확산시키기도 했다.

▲ 지난 8월 31일∼9월 15일 열린 제52회 창원세계사격선수권대회에서 북한선수단과 아리랑응원단이 함께 응원하는 모습. /경남도민일보 DB

특히 경남체고 추가은이 차세대 사격 스타로 눈도장을 찍었다. 추가은은 10m 공기권총 혼성에서 금메달을 따낸 데 이어 10m 공기권총 여자 주니어 단체전 금, 개인전 은메달을 추가해 2관왕에 올랐다. 이미 국가대표급이라는 평가를 듣고 있었지만 이번 대회를 계기로 추가은은 놀라운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대회 참가자들은 창원국제사격장의 시설에 대한 극찬도 아끼지 않았다. 최신 시설로 된 세계 최고의 사격장에서 기록도 쏟아졌다. 남자 10m 공기소총 단체에서 중국의 양하오란, 휘지쳉, 유하오난이 1887.4점을 쏘며 대회 첫 세계신기록을 작성한 이래 대회 마지막 날 스키트 여자 주니어에 출전한 중국의 체유페이가 53점으로 마지막 세계신기록까지 모두 16개 신기록이 쏟아졌다.

◇장애인체육 기반 강화 = 문재인 정부와 김경수 경남도정에서 '장애인 체육'에 중점을 두면서 경남 장애인 체육 여건도 개선되고 있다.

경남장애인체육회는 엘리트 체육 육성 못지않게 생활체육을 활성화해 더 많은 장애인이 체육활동을 경험하게 하겠다는 목표로 올 한해 사업을 벌여왔다.

그중 가장 큰 성과라면 우선 도내 기초단체에 장애인체육회가 설립되고 있다는 점이다. 도내에는 18만여 명의 장애인이 있지만, 이들의 생활체육이나 재활체육 등을 지원할 조직이 경남장애인체육회와 김해시장애인체육회 밖에 없었다.

▲ 지난 11일 경남도청 광장에서 열린 경상남도장애인체육회 특장버스 시승식. /경남도민일보 DB

나머지 시·군은 체육회 안에 부서 1개, 또는 담당 직원 1명이 전부였다. 올해 들어 창원시를 비롯해 양산시, 거제시가 잇따라 장애인체육회를 설치하면서 지원 조직이 착착 설립되고 있다. 내년까지는 도내 10개 시·군에 설치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장애인체육회가 직접 탁구팀을 창단했으며 거제 거붕백병원이 사격선수 1명을 채용한 것도 눈에 띈다. 특히 채용 모델은 기업이 장애인 체육활동 지원을 하면서 장애인채용부담금을 면제받을 수 있어 윈윈하는 방법으로 주목된다. 이를 바탕으로 내년에는 팀 창단 못지않게 채용 확대에도 나설 계획이다.

◇핸드볼 새 날갯짓 = '만년 하위권' 경남개발공사 여자핸드볼팀이 핸드볼 코리아리그 판도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국가대표 골키퍼 박새영과 피벗 김보은, 레프트백 김진이를 보유한 경남개발공사는 올해 신인드래프트에서 레프트백 노희경(경남체고), 라이트윙 김하경(일산여고)을 영입하며 전력을 강화했다. 여기에 주장 박하얀과 라이트백 이선민도 건재해 리그 시작부터 '다크호스'로 평가받았다.

▲ 지난 11월 10일 마산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경남개발공사와 부산시설공단의 핸드볼 경기에서 슛을 하고 있는 경남개발공사 김보은. /대한핸드볼협회

예상은 적중했다. 리그 첫 경기에서 강호 인천시청을 제압한 경남개발공사는 20일 현재 1승 1패 승점 2점으로 리그 6위에 올라 있다. 이조차도 골득실에 의한 순위라 언제든 상위권 도약이 가능한 상태다.

경남개발공사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조직력을 수차례 정비했다. 지난 5월 팀 전술훈련을 점검하고자 제주도 전지훈련을 떠난 게 한 예. 당시 훈련에서 경남개발공사는 한라산 산악 훈련을 포함해 SAQ훈련, 코어&밸런스 트레이닝 등을 소화했다. 선수단 사기도 드높였다. 99회 전국체전에서 동메달을 획득, 새 도약 날개를 활짝 편 경남개발공사다.

경남개발공사는 22일 서울시청과 시즌 세 번째 경기를 치른다. 만개한 개인 기량과 팀워크를 앞세운 경남개발공사가 시즌이 끝난 후 '제2 우생순' 주인공이 돼 있을지 지켜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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